“해상왕 장보고의 눈으로 바다를 보자.” 5월31일은 새천년들어 처음맞는 바다의 날이다. 횟수로는 5번째.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민족에게 이제 바다는 두려움이나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개척하고 도전하고 연구해야할 신대륙이다. 머잖아 ‘마이 카(my car)’에 버금가는 ‘마이 요트(my yacst)’시대가 열리고, 해양강국·수산부국으로의 청색혁명도 준비되고 있다. 바다의 의미를 되새기며 선각자들의 얘기를 들어본다.20세기가 육지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해양의 세기이다. 바다가 인류의 숙명적인 과제인 식량, 자원,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지구 전체 동식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풍부한 생물자원과 엄청난 광물자원, 석유·천연가스 및 조력발전 등 차세대 천연 에너지자원을 무한정 보유하고있는 보고다.
부족한 토지와 환경오염 등으로 육지 자원 이용이 한계에 도달해 앞으로 바다를 통하지 않고는 인류의 삶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의 시대에서 청색혁명(Blue Revolution)의 시대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전략의 패러다임도 바다 경영, 곧 청색혁명으로 옮아가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이같은 인식위에서 30일 세계 5대 해양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담은 ‘오션코리아21(Ocean Korea 21·OK21)을 확정했다.
■연안국토 정비
2010년까지 1조129억원을 들여 해안보전(제방·침식방지 시설) 연안해역 개선(오염해역 정화, 방치폐선 제거) 친수 연안공간조성(해양문화시설, 해변공원) 등의 사업을 벌인다.
■해양수산 벤처산업 육성
앞으로 10년간 실용화·산업화가 가능한 해양수산기술을 확보한 중소 벤처기업 500개를 집중 육성한다. 인공진주 양식, 갯벌이용 머드팩 생산, 굴패각 활용 세라믹 추출 등이 지원대상. 사업당 3억원을 한도로 개발비용의 75%까지 지원하며 해양수산기술센터와 벤처창업보육센터를 올해중 설치한다.
■첨단 해양생명공학산업 육성
해양생물로부터 암·당뇨·비만치료제 등 신약과 무공해살충제·슈퍼효소 등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2010년까지 모두 800억원을 투입, 매년 5개 안팎의 과제를 공모해 최장 6년까지 지원한다. 이와 함께 135억원을 들여 유전자 조작 및 성장호르몬 등 유전자 이식으로 고성장 어류 등 신품종 해양생물을 개발한다.
■U자축의 해운물류 하이웨이 개발
1조6,803억원을 투입, 부산-군산·목포·평택, 광양-인천, 인천-해주 등의 연안항로를 개설하며 인천-부산항로에 400TEU를 적재할 수 있는 30노트급 초쾌속 컨테이너선을 투입한다. 화주-선사간 화물운송 계약을 전자문서교환(EDI)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해양박물관-바다목장 조성
해양박물관과 염전박물관, 해양자연사 박물관 등 지역별 박물관을 세우고 해양관광도시에 과학관과 수족관을 설치한다. 연안 3해리를 아쿠아벨트(Aqua Belt)로 설정, 경남 통영 등에 바다목장을 조성함으로써 양식수산물 비중을 27%에서 2010년까지 42%로 늘린다.
■[바다의 날 특집] 금탑산업훈장수상 현대상선 김충식대표
31일 바다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현대상선 김충식(金忠植·55·사진) 대표이사는 “현대상선을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을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힌 뒤 현대상선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을 일축했다.
-금탑훈장을 수상하게 된 배경은.
“현대상선은 98년 역사적인 금상산 유람선을 취항시켜, 분단 50년만에 민간인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게 했다. 이로써 남북 화해와 협력의 물꼬가 튼 점이 평가를 받은 것같다. 또 현대상선이 국내 최대, 세계 6위의 해운기업으로 성장하며 13년간 연속흑자를 기록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채비율을 181%로 낮추는 등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올해 사업계획은.
“수익성 중심의 영업에 중점을 두겠다. 매출은 지난해 40억달러보다 3억달러 많은 43억달러 정도를 예상한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는 그동안 미개척지였던 서남아, 아프리카 등 틈새시장을 뚫고, 자동차선·LNG선 부문은 추가로 선박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금강산 유람선 사업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노력할 것이다.”
-향후 사업비전은.
“2010년까지 사업 전부문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이 10%가 넘도록 하는 등 업계에서 수익성이 가장 좋은 초우량 기업이 되겠다. 외형적으로는 2010년까지 보유선단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많은 250척, 매출은 3배 늘어난 120억 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31일이 바다의 날인데.
“특별한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선 바다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바다의 날을 계기로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한 현대상선의 입장은.
“현대상선은 수익성이 양호하고, 처분가능한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 현대상선이 외환은행에서 당좌대월 한도를 늘린 것은 예전부터 추진해오던 통상적인 차입한도 확보 차원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액 4조8,365억원, 당기 순이익 1,430억원의 최대흑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자금능력이 양호하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바다의 날 특집] 석탑산업훈장 수상 쌍용 이병석상무
이병석(李炳奭·49) 쌍용건설 상무이사가 바다의 날을 맞아 ‘수중공사 기계화 공법을 도입해 항만공사의 기계화 시공 및 시공기술 관리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 공으로 석탑 산업훈장을 받는다.
이 이사는 여수항, 부산항 1·3단계 개발사업, 아산항등 국내 항만건설 현장과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해외 대형 항만건설 분야에 참가, 해외에서 익힌 선진 항만공사 기술을 국내 항만공사에 접목시켜 항만시공 기술력을 한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각종 부두시설, 호안, 방파제 및 유조선 접안시설 등 고난도의 항만 및 해양시설 공사를 하면서 제반 시공법을 선정, 항만시공 기술력을 축적했다.
특히 1980년대 중반부터 부산항 3단계 개발산업에 참여해 신선대부두 및 준설토 투기장 축조, 부산항 자성대 확장공사와 배후도로 및 철도건설의 책임자로 공사를 관리해 계획된 사업을 충실하게 완료하는 데 기여했다. 1996년 부산항 자성대 컨테이너 부두 선박 충돌사고 당시에는 최신기술 및 특수공법을 사용해 신속히 대처, 최단기일 내 부두를 복구했으며 사석층 천공 등을 효율적으로 하는 장비개발로 항만공사 시공기술을 향상시켰다.
이이사는 공사 추진현황 및 공정 관리를 직접 관장하기 위해 ‘미르넷’이라는 인터넷 네트워크 전산망을 설치, 각 항만현장을 온라인시스템으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1973년 고려대학교 토목공학과 졸업 1975-84년 현대건설 토목·항만사업부 근무 1984-현재 쌍용건설 토목·항만사업부 근무
■[바다의 날 특집/특별기고] 21세기는 '바다전쟁'의 시대
인간이 바다를 바라보는 눈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바다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움츠린 눈이고, 둘째는 도전과 탐험, 연구와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열린 눈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눈으로 바달ㄹ 바라보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도 각기 달라졌다. 일찍이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시대에 월터 러레이(Walter Raleigh)경은 “바다를 지배하는 자 무역을 지배하고 , 세계의 부를 지배하는 자 곧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고 설파했다. 이는 즉각 영국의 해군력증강으로 이어졌고 영국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 세계의 제해권을 장악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보고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하고 동아시아의 제해권을 장악한 시대에는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으나 이후 이러한 열린 눈이 지속되지 못했다. 특히 19세기에는 바다를 두려워해 해양세력간의 쟁탈전을 외면해온 결과 암울한 20세기를 맞아야만 했다. 바다에 대한 비전이 국가의 장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역사는 생생하게 전해준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이자 바다전쟁의 시대이다. 각국은 한치의 바다라도 더 차지하기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다. 유엔해양법협약에서 규정한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의 규정이 해양영토에 대한 주권선언이다.
해상운송의 통로이자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적 제약이 따른다. 과학기술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바다는 그냥 바라보기만하는 감상적인 바다일 뿐이다. 바다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많을수록 바다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1996년 당시 13개 부처청에 흩어져있던 해양관련 업무를 통합해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올해는 2030년까지의 해양개발에 관한 장기비전을 담은 ‘해양한국 21’이 확정돼,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바다의 개발을 추진할 것이다.
5월31일은 다섯번째를 맞는 바다의 날이다. 해양의 시대에 우리는 바다를 어떠한 눈으로 바라보고있는가? 새천년, 바다는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열린 눈으로 우리의 바다를 바라보자. 바다를 제2의 국토를 향한 출발선으로 인식하자. 우리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던 바다개척의 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워 청색혁명을 통한 해양부국을 실현하자.
이항규(李恒圭)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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