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주’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긋는 등 30일 주식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지만, 제2금융권에서 현대 계열 회사채는 아직도 ‘찬밥신세’여서 자금시장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현대 회사채는 찬밥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 발행에 나선 현대산업개발은 29일 동급(BBB) 회사채금리보다 무려 0.51%포인트 높은 11.45%에 간신히 성공했다. ‘A’등급인 현대중공업도 동급 시장금리(10.17%)보다 0.28%포인트 높은 추가금리를 부담해 2,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발행을 할 수 있었다.
그나마 이 계열사들의 사정은 좋은 편. 한국투신 이윤규(李潤珪)채권운용부장은 “현대건설 만기 회사채는 거의 차환발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다른 계열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 계열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절대물량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차환발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 올해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은 총 4조6,910억원으로 5대그룹 중 직접금융 자금조달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는 안정 전망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현대 기피현상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마디로 “원리금을 갚아나갈 수 있을 만큼 건전한 그룹인 만큼 부도는 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동양종금 채권팀 함형태(咸炯台)과장은 “현대건설이 다소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라크 미수금 9,500억원을 상환받게되면 자금난은 금세 해소될 것”이라며 “현대 총차입금(37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충분히 수익성이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측이 31일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자구대책을 내놓을 경우 회복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지배구조개선 등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A투신 관계자는 “구조적인 노력없이 단지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정부가 지원할 경우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며 “현대측은 시장이 납득할만한 기업구조 개선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익기자
dkwan@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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