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침팬지’로 유명한 교토(京都)대학 영장류연구소의 ‘아이’의 2세로 생후 1개월을 갓 지난 ‘아유무’가 벌써부터 세계 영장류학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태어난 아유무는 생후 2주일째인 7일 엄마의 표정을 흉내내는 ‘신생아 모방’을 시작하는 등 인간 아기와 같은 발달 과정을 보이고 있다. 특히 뒤로 누워 두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으로 연구소 관계자들을 경악시켰다.
23세인 아이는 24일 아유무를 뒤로 눕힌 채 팔다리를 운동시키고 어르는 행동을 보였다. 뒤로 눕는 자세는 그동안 인간 고유의 특성으로 여겨져 왔다. 엄마와 눈빛을 교환하면서 말을 배우거나 두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훈련에 불가결한 자세이다. 인간은 직립 보행 이전에 뒤로 눕는 자세에서 진화했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아유무는 이달 중순부터 아이와 동갑인 아빠 ‘아키라’ 등 동료 침팬지들과도 대면, 조금씩 주변을 넓혀가고 있다. 인공 수정에 의한 출산이어서 아키라는 아빠로서의 자각은 없는 듯하지만 아유무에 관심을 보이며 다정하게 대하고 있다.
아프리카 출신의 아이는 생후 1년6개월때부터 도형 문자를 조합한 인공 언어를 학습, 한자나 색깔 등 100여개의 단어를 외우고 0에서 9까지 숫자의 대소와 0의 개념을 이해했다.
연구소는 이런 천재 침팬지의 2세인 아유무가 엄마로부터 능력과 지식을 어떻게 전달받는가를 살피는 세계 최초의 침팬지 세대간 전파 연구에 들어가 있다. 약 500만년전 인간과 같은 조상에서 갈라진 침팬지의 성장·학습 과정을 통해 인간의 발달·진화에 얽힌 비밀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연구이다.
한편 아이는 아유무를 안은 채 학습을 재개했다. 아이가 컴퓨터 화면으로 행하고 있는 언어·숫자 학습을 아유무가 어떻게 흡수하는지도 관심거리다. 또 연구소의 다른 암컷 침팬지 ‘구로에’(19)와 ‘빵’(16)도 각각 6월과 9월에 새끼를 낳을 예정이어서 천재의 지식이 다른 침팬지 새끼들에게 어떻게 전해질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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