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후로 예정된 개각을 앞두고 최근 민주당내에 입각 희망자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6대 국회 진출이나 선수(選數)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 일부 인사들은 반공개적으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이에대해 “여당 인사가 정부에서 일해 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수긍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 여권이 처해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숙고하기 보다 먼저 감투만 좇는 이기주의적 행태”라는 곱지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다.
입각 희망자들은 중진부터 초·재선 그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3선 이상의 중진들 중에선 특히 경제 분야에 특장이 있는 의원측에서 집중적으로 입각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입각대상자로 거명됐던 K, C의원 등이 구체적인 예. 또 정책위 당직을 맡은 적이 있는 P의원측도 마찬가지다. 재선의원 그룹중 몇몇 의원들도 ‘개혁성’을 명분삼아 은근히 입각을 바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6대 총선의 낙천·낙선자중에서도 자천타천의 ‘배려대상자’들이 줄을 서 있다. 민주당 창당 과정에 합류했으나 16대 공천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 군 출신 K, L, M씨 등이 대표적. 직능대표성을 인정받아 입당했으나 전국구 공천에서 탈락한 영입인사들도 있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호남 공천에서 지역구를 양보한 15대 의원들, 취약지인 영남에서 선전한 일부 낙선자들도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도 다양하다. “집권후반기 개혁추진을 위해선 대통령과 주파수가 맞는 당측 인사들이 내각에 있어야 한다.”“여소야대 정국에선 의원 겸직 또는 의원 경험이 있는 각료들이 국회를 상대해야 한다.”등등.
하지만 여권안에선 “내년 후반기부터는 사실상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 정치인 입각이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적잖은 당 인사들이 ‘막차’를 타야 한다는 심정에서 입각 로비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들의 ‘무언의 압력’탓인지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지난 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다음 개각때 당인사를 가급적 많이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특별한 언질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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