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를 빌려쓰는 것도 아닌데 무슨 수수료가 이렇게 높아?”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고금리’에 불만이 높다. 요즘 은행들이 남아도는 자금을 주체하지 못해 대출금리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마당에 유독 신용카드 금리만큼은 요지부동이다.최근 녹색소비자연대가 성인남녀 6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6.2%가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고 답했다. 카드사별로도 천차만별인 신용카드 금리를 해부해본다.
■차라리 대출을 받는게 유리하다
회사원 정모(32)씨는 A사 신용카드로 120만원짜리 냉장고를 12개월 할부로 구입했다. 할부수수료는 연 18%. 매월 원금 10만원과 수수료 1만8,000원을 더해 13만8,000원씩이 꼬박꼬박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1년동안 총 지불한 수수료는 21만6,000원에 달했다.
만약 정씨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냉장고를 구입했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은행권 개인신용대출 금리는 연 9.5-14.0% 사이.
은행마다 혹은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대출 등을 통해 금리감면 혜택까지 받으면 대체로 연 11% 안팎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1년후 납입해야 하는 이자는 13만2,000원. 정씨는 할부구매를 택하면서 무려 8만4,000원을 손해본 셈이다.
■연체고객 푸대접이 심하다
‘고객은 왕’이라는 서비스업체의 고전적인 표어는 신용카드사에게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정상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할때야 ‘왕’까지는 아니더라도 푸대접을 받지는 않지만 일단 불가피한 사정으로 연체에 돌입하면 사정은 돌변한다.
회사원 이모(35)씨는 “카드론으로 500만원을 빌렸다가 1개월 조금 넘게 연체했는데 거의 사기꾼 취급을 받았다”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단지 푸대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체금리는 거의 ‘폭리’에 가깝다. 현재 신용카드 연체금리는 카드회사별로 연 28-29%. 어지간한 사채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카드사별 금리차이는
신용카드사별로도 금리차이는 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대서비스 등을 제외한채 단지 금리수준만 보고 신용카드를 선택한다면 은행계 카드사쪽으로 눈길을 돌리는게 좋다.
비씨, 국민, 외환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자금조달이 유리하기 때문에 삼성, LG 등 전문계 카드사에 비해 전반적으로 금리가 낮다.
현금서비스의 경우 30일 이용시 은행계 카드사는 연 23.1-24.3%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반면 삼성과 LG는 이보다 5%포인트 이상 높은 28.6-29.0%의 수수료를 물린다. 할부수수료도 전문계 카드사가 높기는 마찬가지.
10개월 할부의 경우 비씨(16.5%), 국민(16%), 외환(16.5%) 등은 연 16%대인 반면 삼성과 LG는 각각 연 18%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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