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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미군基地'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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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미군基地' 논쟁

입력
2000.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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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도된 미국 합참의 21세기 군사전략의 핵심은 중국을 최대 잠재적국으로 간주, 유럽이 아닌 아시아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배치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한반도 평화정착 뒤에도 주한미군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과거같으면 이를 공식적으로 반겼을 우리 정부와 여론은 대체로 무덤덤하다. 주한미군의 주된 역할이 한국방위보다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이바지하는 것이란 사실이 공식화한 마당에도, 으레 그러려니 여기는 모습이다.■그러나 냉전종식과 동시에 강화한 미국 군부의 중국견제 전략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진작부터 숱한 회의론이 제기됐다. 역사상 가장 실용적이고, 자유와 복지를 가장 크게 확대한 지금의 중국을 나치 독일이나 소련 공산주의처럼 적대시하는 것이 옳으냐는 것이다. 미국이 유아독존적 도그마에 얽매여 냉전적 대결을 추구할 경우, 중국과의 신냉전이 21세기 세계질서를 불안하게 하고 인류전체의 이익을 해칠 것이란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전진(前進)방어’ 전략에 따른 아시아지역 미군기지의 효용부터 재고하자는 견해도 많다. 중국과 북한 등의 미사일전력이 확대된 상황에서 괌과 일본, 한국의 미군기지를 축으로 삼은 전진방어의 타당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진영과 군부는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망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가능성부터 의심되고, 불확실한 위협에 대비한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미사일 방어망 구상은 피해망상 내지 과대망상적 ‘신 마지노라인’ 구상이란 비판까지 있다. 방어력 강화는 공격력 확대경쟁으로 치닫는다는 것은 이미 냉전시대 핵군축 협상에서 공인된 개념이다. 따라서 중국 북한 등의 미사일전력을 일방적으로 저지하기보다는 전진배치된 기지를 후퇴시키고, 상호군축과 협력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군기지를 둘러싼 이같은 본질적 논쟁은 외면한 채, 고작 한국내 기지이전 문제에만 매달릴 계제가 아닌듯 하다.

/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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