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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재릿, 재즈 피아노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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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재릿, 재즈 피아노 솔로

입력
2000.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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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의 간판 스타 키스 재릿(55)이 잠적 2년만에 신보를 냈다. ‘The Melody At Night, With You’.재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디서건가는 들었을 발라드 11곡을 연주했다. 모두 자신의 솔로 연주(국내 발매는 C&L).

일체 연락이 두절, ‘이제 재릿은 끝났다’는 흉흉한 소문을 보기 좋게 날려 버리는 강펀치다. 휘귀병(만성피로증후군, 근무력증)에다 언론기피증으로 평소에도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그였다.

신보는 재즈 피아노의 일반적 관행을 벗어난 참신함으로 가득 차 있다. 먼저, 공연 실황이나 스튜디오 녹음이 아닌, 개인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는 점. 지금 그가 사는 뉴저지주 시골집 스튜디오이다.

둘째, 그가 흔히 해왔듯 창작 선율의 즉흥 연주가 아니라, 재즈 스탠더드의 즉흥 연주라는 점. 재즈를 조금 아는 사람들에게도 이 앨범이 쉬 다가서는 이유이다.

조지 거쉰의 유명한 ‘I Love You Porgy’에서 민요 ‘I'm Thru With Love’까지. 연주할 듯 말 듯 휘몰아치는 자유로운 스윙감, 무한히 솟아나는 즉흥 변주 등 재즈 피아노 솔로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명반이다. 1996년 지병이 도져 이탈리아 공연을 돌연 취소한 이래 아내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해 온 작품이기도 하다.

팝적인 멜로디의 ‘My Song’, 잭 드조넷(드럼), 게리 피콕(베이스) 등과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정점을 보여 준 ‘Standard’ 시리즈 등은 재즈 즉흥 피아니스트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들. 그는 또 재즈피아노 외에,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등 사라져가는 고(古)악기에까지 영역을 넓혀 클래식 솔로이스트들과도 음반을 제작하기도 했다. 현재 신보 발표를 계기로 심기일전, 유명한 트리오와 함께 유럽 일대에서 새 앨범의 프로모션 투어중이다.

음반사 ECM(Edition Of Contemporary Music)은 유럽 재즈의 정수. 블루스와 스윙을 강조하는 미국식 뜨거운 재즈와는 정반대의, 정제된 지성적 재즈의 대명사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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