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변화는 우리에게 기회를 가져다 줍니다.”월가를 대표하는 증권회사 골드만삭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헨리 폴슨(사진)은 불안에 떠는 고객들에게 항상 이렇게 조언한다.
골드만삭스는 1800년대 후반부터 월가와 부침을 같이해 왔지만 홀로 인터넷 혁명을 외면하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고객 신뢰가 중요한 금융거래가 컴퓨터 클릭 한번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내부를 지배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폴슨 회장은 1996년부터 인터넷 거래 시스템 구축에 총 5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일년 매출액 130억달러 가운데 10%가 넘는 자금을 인터넷에 쏟아 부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통신기업을 능가하는 80조 바이트의 저장 능력을 가진 2만여대의 개인용 컴퓨터와 워크스테이션으로 무장하고 있다.
폴슨 회장은 전자거래네트워크(ECN)와 인터넷 증권거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들이 넘쳐나는 업계 상황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골드만삭스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그는 이에대해 “과감한 사고의 전환이 오늘의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을 만들어 냈다”며“1980년대의 정크본드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커다란 변화라고 느꼈지만 지금 인터넷과 비교해볼 때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한다.
또 “나를 잠못들게 하는 것은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경쟁 증권사가 아니다”면서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신생업체가 급부상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백한다.
국제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현재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에 이어 업계 3위로 23개국 41개 사무소에 1만 6,500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한국에도 지난 1992년 서울사무소를 개설했고 1998년 12월 지점으로 승격시켰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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