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말을 아끼고 행동만 할 때(No Talks, Action only)다.”(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경제팀이 갑자기 ‘잠수(潛水)’에 들어갔다. 강연이나 방송출연 등 대중을 상대로 한 행사참여를 극도로 자제하고 관계장관 회의도 전례없이 ‘대외비’에 붙이는가 하면 말도 아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선 이 재경장관은 24일로 예정됐던 MBC 방송녹화를 전격 취소한데 이어 25일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조찬강연에도 차관을 대신 내보냈다. 경제팀 핵심멤버들이 대거 참여키로 했던 25일의 K-TV 공개 대토론회도 사실상 취소됐다.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도 외부행사 스케줄을 거의 잡지 않고 있으며 이기호(李起浩) 청와대경제수석도 말수가 적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한때는 ‘정책홍보’차원에서 지나치다 싶을 만큼 방송출연이나 외부강연이 잦았던 장관들이 돌연 ‘커튼’을 치게된 것은 ‘경제팀의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장관들이 외부행사에 참석하다 보면 말을 하게 되고 말을 하다보면 서로 견해차가 드러나기도 하는데 이것이 ‘경제팀 불협화음’으로 확대해석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시장의 식상함’이다. 장관들이 앞다퉈 ‘위기는 없다’‘펀더멘털은 튼튼하다’는 식의 ‘공자님 말씀’만 해봤자 오히려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식상함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청와대 경제장관회동은 이같은 경제팀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모임 자체가 ‘보안’에 붙여졌고 실무자 배석도 회의자료도 없었다. 한 정부관계자는 “뾰족한 대책도 없는데 장관들의 모임 사실이 알려지면 시장의 기대수준만 올라가고 결국 실망감도 함께 커져 시장불안만 증폭되기 때문에 보안에 붙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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