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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디어·통신株 몰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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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디어·통신株 몰락하나

입력
200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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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T의 몰락인가.”첨단기술주가 연일 폭락세를 보이며 세계 증시를 흔들자 ‘신경제’의 총아인 기술(Technology), 미디어(Media), 통신(Telecommunication) 기업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 나스닥 지수는 조그만 구실만 있으면 기술주를 팔려는 투지심리 냉각으로 5일장 연속하락하며 지난해 11월초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구경제’주식에 비해 고금리에 강한 면역성을 지녔다는 명성은 사라지고 아예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3월 런던 증시 100대 기업 주가지수인 ‘FTSE 100’에 편입됐던 TMT 기업 8개중 6개가 주가 폭락으로 다음달 분기별 지수조정에서 탈락될 위기에 몰렸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FTSE 테크마크’는 19일 하룻동안 사상 최대폭인 8.7% 떨어지는 약세를 지속, 텔레시티와 예스TV 등 인터넷 기업의 상장 연기를 유도하고 있다.

더구나 고급 스포츠의류 온라인 판매점인 부닷컴(boo.com)에 이어 경제뉴스 및 뉴미디어 소식을 전하는 넷임페러티브(Netimpertive)가 자금압박으로 쓰러진데다, 닷컴 직원들이 구경제 옮기려는 ‘역(逆) 엑소더스’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태다.

일본 역시 기술주 위주로 재편성된 닛케이(日經) 평균주가가 23일 장중 한때 거의 1년만에 처음으로 16,000엔 밑으로 떨어져 TMT의 흔들림을 실감하고 있다. 일본 경제의 회복세와 동떨어진 주가 하락은 뉴욕발 불안이 직접적인 요인이다.

뉴욕 증시에서의 손실을 메우기 위한 미국 자금의 순매도가 올 1~4월 1조710억엔에 달하는 등 해외자금 이탈이 정보기술(IT) 관련 종목에 집중된 것이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도쿄(東京)증권거래소의 분석이다.

미 프레몬트투자자문의 수석 분석가인 피터 랜디니는 “여전히 바닥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5일로 예정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내주의 5월중 고용동향 발표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TMT의 몰락을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 ‘디지털 다윈이즘’을 주장한 에반 슈와르츠에 따르면 닷컴들은 투자자금 폭주에 따른 1차 번성기를 거쳐 금리인상 및 일부 벤처의 실패 등 환경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 닷컴은 도태되지만 여기서 적응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번성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TMT는 진화중인 셈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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