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징후 목격"…인도와 핵갈등 재연파키스탄이 1998년 5월에 이어 다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MSNBC방송이 미 고위관리들을 인용, 22일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핵실험은 최근 핵무기 감축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소강국면에 들어간 서남아시아의 핵 갈등에 불씨를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대 핵강국이 이틀전 핵확산금지조약(NPT) 6차 평가회의를 마치며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을 개탄한 바 있어 이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1998년 5월 28일, 30일 핵실험을 실시했던 아프가니스탄 접경의 차가이 지역내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MSNBC에 따르면 미 관련부처 고위관리들은 문제의 지역에서 핵실험 장비나 실험에 참여하는 과학자들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핵실험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관리는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최종 준비상황을 탐지해낸 것은 아니지만 지난 2주간 실험 준비의 징후들은 목격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은 인도에 대한 견제용이나 핵탄두 설계기술 완성의지 등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선 인도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선제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1998년 5월 11,13일 미 중앙정보국(CIA)과 기타 정보기관들이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핵실험을 실시했고, 지난해 4월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아그니Ⅱ를 시험발사해 파키스탄을 긴장시켰다.
이로 인해 인도가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장담’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파키스탄의 정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한 1998년 핵실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파키스탄이 추가실험을 통해 핵탄두 설계를 완성, 인도의 핵증강에 대비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파키스탄은 당시 기술적인 결함으로 핵실험을 수일간 늦춘데다 실험후에도 전송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필요로한 정보를 다 받아보지 못했다.
이밖에 미국이 파키스탄 및 인도의 핵무기 개발 경쟁을 억제하는데 주력해 왔으나 정작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이 상원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양국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 것도 이 지역 추가 핵실험 가능성의 원인(遠因)이라고 MSNBC는 지적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파키스탄의 추가 핵실험이 ‘위기일발의 상태(hair trigger status)’에 근접하고 있다고 강조, 인도·파키스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