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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새입시안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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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새입시안 '유명무실'

입력
2000.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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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2일 발표한 2002학년도 대입요강이 일선 교육현장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요강에 대한 일반적인 평은 교육부가 1998년 10월 새 대입제도를 예고한 뒤 1년6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온 안으로서는 구체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특히 서울대의 대입 요강은 한두달 사이에 발표될 다른 대학들의 요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일선 학교의 고민은 심해지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보기에는 애매하고 난감한 안”이라고 지적했다. 김용근(金湧根) 종로학원 평가실장도 “논술고사를 없앤 것 외에는 그동안 나온 이야기를 재확인한 수준”이라며 “2002 입시에서도 수능은 여전히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육 현장에서 이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은 98년 예고 이후 교육부와 대학들이 줄곧 수능 등 교과목 성적은 최소기준으로 하고 계량화가 어려운 특기 적성 품성 지도력 등 다양한 자질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고려하겠다는 것인지 아직도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요강에 명시한 것은 수능 점수 등급제, 고교장 전면 추천제, 다단계 전형, 논술고사 폐지 등이다. 그러나 최소 자격요건으로 쓰는 등급제는 정원의 5∼6배 이상까지 1차 전형에서 끊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고교장 추천제도 일반전형(전체의 80%) 응시자 전원이 받도록 돼 있어 유명무실할 것이라는 게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뿐만아니라 “치맛바람 등 추천서 따기 과열경쟁이 우려된다”(김영규·金泳圭 서울고 3학년 부장교사)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정진곤(鄭鎭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다단계전형은 바람직하지만 마지막 단계까지 수능 영역별 점수를 반영함으로써 수능 점수가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하고 “특기·적성 반영방식을 하루빨리 구체화해야만 과외 없이 학교공부만 열심히 하고 특기·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는 12월까지 각계 의견을 들어 구체안을 확정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추세로 볼 때 확정안은 내년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며 다른 대학들도 양상이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고2생이 특기·적성 등의 자질을 키우기에는 시간적으로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김동주(金東柱) 한교조 사무처장은 “2002 새 대입제도가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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