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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금융위축 체감경기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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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금융위축 체감경기 급랭

입력
2000.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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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금융위축 체감경기 급랭경기가 획복세라고 하지만 체감경기는 싸늘하다. 고소득층의 여전한 과소비와는 달리 중산층·서민들의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제조업체의 공장가동률이나 생산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증시폭락에 실물부문의 냉각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가전품 등 주요 내구소비재의 판매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아파트 분양열기도 점차 식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산층에서 더욱 두드러져 상대적 박탈감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위기탈출을 실감하기도 전에 중산층·서민은 경기냉각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실물경기 위축의 직접적인 원인은 주식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된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반토막 이하로 내려앉은 채 묶여버렸거나 ‘대박’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여 소비심리 위축으로 옮겨간 것이다.

기업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도 전혀 달라졌다. 올해초만해도 80%대였던 기업의 가동률은 2·4분기 들어 70%대로 떨어졌고 생산도 줄어드는 실정이다. 생필품 생산업체들조자 최근 들어서는 판매량 둔화를 실감하고 있다.

실물경기의 선행지표인 전력소비량이 1·4분기 평균 17%에서 지난달 이후 11%대로 떨어져 기업의 경기위축을 반영하고 있다. 경기가 정점에 도달해 더이상 확장국면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따라 제2의 위기가 있느냐 없느냐 갑론을박 하지말고 구조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행 박 철 부총재보는 “경기활황상태는 지속되겠지만 경제성장그래프 자체는 이제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총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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