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총리지명 이후 정국 어떻게되나22일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가 신임총리에 지명된 것은 4·13총선이후 정국이 최대의 ‘조정기’를 겪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무엇보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이 급진전됨으로써 16대 총선으로 조성된 ‘여소야대’구도에 질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양당 공조에 따른 질적 변화가 각료를 배분하는 정권 출범 초기의 ‘공동정권 운영’수준으로까지 발전할 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번 총리지명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추천으로 이뤄졌고 이총리지명자가 “공조복원은 순리이자 숙명”이라고 강조한 점, 또 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도 “과정을 보면 결과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조의 완전 복원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권의 재결속으로 상징되는 이같은 변화를 용인할 리 만무하다. 정국 주도권을 놓고 여야의 긴장관계가 증폭돼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이날 “상생정치가 아닌 상극정치의 부활”“DJ식 정치의 축소판”“야당에 대한 무시”등의 표현을 쓰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총리지명 직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총무회담에서 인사청문회 실시문제 등에 대해 비교적 순조로운 합의점을 도출한 것은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 질 소지가 있다.
전당대회를 앞둔 탓도 있겠지만 한나라당이 이번 총리지명에 대해 ‘대화정치’의 파괴로 보는 시각을 당분간 유보한 채 여당의 의도를 탐색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측면에선 여야가 남북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는 ‘경계속 협조’분위기를 유지해 갈 것이란 전망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은 당장 국회에서의 수적인 반전을 의미한다. 때마침 민주당은 이날 4명의 호남지역 친여 무소속 당선자들의 입당을 발표, 이를 감안한 ‘민+자+무’의석수는 일단 136석에 도달했다. 한나라당의 133석을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의 민주당 입당이 추진되고 있고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집행위 의장의 ‘자민련 총재론’까지 나오고 있어 과반수인 137석 돌파도 바라보게 됐다.
다만 총리임명 동의 인준, 의장경선, 원내교섭단체 요건완화 등 국회에서의 표대결이 즐비한 상황에서 여권이 새로 얻은 힘으로 밀어붙이기를 시도한다면 한나라당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한나라당의 격렬한 저항으로 정국이 급랭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