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여성용 의류를 만드는 미국의 ‘베베 스토어스’는 지난해 2억4,190만 달러어치를 판매, 3,31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Y세대’여성을 겨낭해 신발과 액세서리를 전문 제작하는 ‘스티븐 매든’과 ‘케네스 콜 프로덕션’의 매출 역시 1억8,410만 달러와 3억3,860만 달러에 달했다. 이들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유명 ‘닷컴(.com)’에 뒤지는 2억-4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정작 손에 쥐는 현금은 훨씬 많다.
복고풍 패션 시계로 돌풍을 일으킨 ‘파슬’도 예외는 아니다. 오퍼상이었던 톰 카트소티스 사장은 1984년 홍콩을 방문했다 150 달러짜리 유럽풍 손목시계가 35 달러에 팔리고 있는 사실에 주목,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스와치나 게스 등 기존 거물들과 비슷한 제품으로 맞섰던 파슬은 1950년대식 스타일에 주석상자로 포장한 시계를 내놓았다.
이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케이스는 수집붐까지 일으켰다. 매년 200개의 새로운 손목시계 디자인을 내놓을 정도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파슬은 연평균 58% 증가, 작년 한해 4억1,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파슬 등의 사례는 기업이 초고속 성장하는 데는 반드시 닷컴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게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22일자)의 지적이다.
실제 이 경제주간지가 연평균 매출 2,500만-5억 달러 기업 가운데 매출 및 수익 증가율, 투자자본수익률로 뽑은 ‘100대 성장기업’대다수는 전자상거래(E-Comerce)와 별 관계가 없었다.
시장 수요를 정확히 읽고 제 때 제품을 출시하는 신속성, 차별화한 제품으로 한 두개 품목에 주력하는 특화전략이 공통점이었다.
이들 기업의 연평균 매출 및 수익증가율은 각각 51%와 92%로,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8.7%와 9.6%를 크게 앞질렀다. 물론 첨단기술기업 주도의 장기호황이 고속성장의 배경이 됐다.
100대 기업중 절반이상은 컴퓨터, 텔레커뮤니케이션, 생명공학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대기업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는 대기업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아웃소싱을 늘린 때문. 또 증시활황에 따른 강력한 소비심리에 덕을 본 연예 및 오락 기업도 포함돼 ‘신경제’의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지적했다.
관심은 올들어 지난 5일까지 소형기업을 중심으로 한 러셀 2000지수가 18.1% 올라 1993년 이후 처음으로 S&P 500지수 상승률(6.3%)을 제쳤다는 점.
메릴린치는 또 현금흐름대비 주가로 보면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45%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곧 금리 추가 인상 우려로 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은 이들 소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다.
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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