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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eople / 태국 중앙銀 총재 차투몽곤 소나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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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eople / 태국 중앙銀 총재 차투몽곤 소나쿤

입력
2000.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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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혁명군에 의해 점령된 왕궁이었던 지금의 태국 중앙은행 ‘태국은행(BOT)’은 공교롭게도 당시 군인들에 의해 쫓겨났던 왕의 손자가 주인으로 앉아 있다.정확히 66년만에 태국은행 총재로 금의환향하며, 할아버지의 ‘옛집’을 되찾은 차투몽곤 소나쿤(57) 총재는 아시아 환란 이후 격동의 한 가운데에 있는 태국 경제계의 또하나의 ‘태풍의 눈’이다.

환란을 미리 막지못한 태국은행의 명예회복을 위해 각종 법령을 뜯어고치고, 영업관행을 쇄신하는 등 재임 2년동안 보여준 혁신적인 개혁의지 때문이다.

정책결정과정에서의 책임을 물어 전직 장관을 고발했고, 부실대출에 연루된 몇몇 금융기관 중역들의 소송서류도 그의 손에 의해 직접 검찰에 전달됐다.

“태국 관료계에 이처럼 과감한 메스를 댄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은행 신용도 회복을 위해 그가 걸어온 길은 어렵고 긴 것이었다.” 언론은 물론, 현지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개혁의 전도사’로서 그가 보여준 역량에 대해 한 목소리로 평가하고 있다.

차투몽곤 총재는 지난 6개월 동안 타린 님마해민 재무장관과 자리를 건 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영은행인 ‘쿠룽 타이’은행 경영문제, 불교계가 기부한 헌금의 사용처, 타린 재무장관 형제의 사기사건 등 굵직한 현안마다 둘은 격돌했다.

보다못한 추안 리크파이(61) 총리가 두사람을 따로 불렀지만 차투몽곤 총재는 응하지 않았다. 후에 타린 장관이 태국은행을 직접 찾았으나, 차투몽곤 총재가 총리 면담차 자리를 비워 허탕쳤다는 얘기는 태국 국민들에게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이다.

태국 정가에는 지금 태국은행의 독립권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돼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형식을 빈 태국은행 독립법안을 관철시키려는 차투몽곤 총재의 입장이 워낙 강경하기 때문.

그의 ‘마지막 승부수’로까지 여겨지는 이 법안의 처리 결과에 따라 태국 경제의 정책추가 결정되리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옳지만 거칠다”는 양극의 평가를 받고 있는 차투몽곤 총재가 태국 경제계에서 어떤 선명한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지 관심거리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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