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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인이 기업자금 수억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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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인이 기업자금 수억횡령

입력
2000.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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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회사’들의 몇 푼 안남은 재산까지 알뜰히 빼먹은 법정관리인들이 대거 사법처리됐다.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21일 회사정리·화의·파산 등으로 법정관리중인 5개 회사에서 횡령및 비자금 조성, 금품수수 등 각종 비리를 저질러온 관리인과 임원 등 11명을 적발, 이 가운데 ㈜기산 파산관재인의 수석보조인 성헌석(34)씨 등 3명을 업무상 횡령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동신 전무 권영수(55)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또 진덕산업㈜ 관리인 이모(58), 광명전기㈜ 관리인 정모(60), ㈜나산 관리인 백모(54)씨 등 6명을 회사정리법위반 등 혐의로 벌금 1,000만-0만원씩 약식기소하고 ㈜동신 대표 이균보(60)씨를 공금 4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조사중이다.

이들은 감독기관인 법원이 업무 폭주로 철저히 관리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악용, 내놓고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자금 유용 = ㈜기산 파산관재인의 보조역인 성씨는 지난해 3월부터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회사자금 60억원을 자신의 여동생 계좌로 옮겨 놓은 뒤 2억4,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성씨의 계좌추적에서는 강남 호화 룸살롱 술값 영수증 등이 발견됐다.

광명전기 상무 유병언(47)씨는 회사비자금 중 8,800만원을 착복해 생활비,약값, 골프장 이용비 등으로 유용하다 구속기소됐다.

◇비자금 조성 = 진덕산업 관리인 이씨는 하청업체와 이중계약을 맺은 뒤 법원에 허위보고하는 수법으로 3억원상당의 비자금을 조성, 이중 일부를 임원들의 주택 등기이전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광명전기 관리인 정씨도 같은 수법으로 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거래처 접대비, 직원 휴가비 등으로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법정관리회사 중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을 듣는 ㈜나산의 관리인 백씨조차도 나산신용카드의 연체료,이 자 수입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1억3,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 사원 스카우트비용 등으로 충당했다.

◇금품수수 = 동신 전무 권씨는 공사계약 편의를 봐주고 하청업체로부터 2,200만원을 받았고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도현규(55)씨는 나산의 채권자로부터 16억원대 정리채권을 조기에 받도록 해주겠다며 무려 2억5,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지법 파산부에만 80여개 회사의 관리절차가 진행되는 등 업무 폭주로 법원의 감독이 일일이 미치기 어려운 데다 부도후 주인없는 회사로 전락해 직원들이 개인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것이 문제”라며 “또다른 법정관리기업들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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