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몰의 첫 인상은 미국 첨단 도시의 공항터미널은 연상시킨다.복도를 따라 늘어 선 500여개의 가게 상호와 인테리어도 낯설고, 볼거리 하나 하나도 생활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전체가 지하 복층구조여서 공간 지각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은 혼란스러움은 각오해야 한다.
물론 일부 시설의 개장이 늦어져 아직은 다소 어수선한 느낌도 든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지하로 연결된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시작해 반대편 끝인 아쿠아리움까지 넋 놓고 걷는 데에만 20분 남짓 걸린다. 그래서 코엑스몰 대강을 보려고 해도 족히 1시간여의 다리품은 각오해야 한다.
● 먹거리 식당 = 엄 플라자를 지나 왼쪽으로 꺾어지면 투명 피라미드를 지붕삼아 빙 둘러선 패스트푸드 가게가 나타난다. 호수 먹거리식당이다. 투명 피라미드를 통해 자연채광을 받는 기분은 지하시설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할 만큼 상쾌하다.
하지만 피라미드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구경거리는 없다. 수풀길 오른쪽으로 마련된 행사마당에서 부정기적인 공연이 있어 잠시 장정(長征)을 위한 채비를 갖추며 가볍게 행사를 감상하는 재미는 있다. 코엑스와 코엑스몰에는 이 외에 1층의 ‘도머스오리아‘와 지하 ‘아셈 푸드코트’ 등 총 3곳의 푸드코트(Food Court)가 있다.
잘 알려진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이 모두 입점했다고 보면 된다. 이 밖에 토속 음식과 세계 각국의 간단한 요깃거리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다양한 입맛과 취향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시중과 거의 같다.
● 복합영화관 = 복합영화관 ‘메가박스 시네플렉스’가 나타난다. 상영관은 모두 16개로 현재 14편의 개봉영화를 상영 중이다. 웬만한 영화는 모두 모은 셈이어서 시중과 같은 가격에 골라 보는 또 다른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우선 신발 밑이 덮일 만큼 푹신한 카페트가 인상적. 객석도 운동장 스타디움식으로 배치, 앞 사람이 의도적으로 시야를 가리지 않는 한 머리를 기웃거리며 영화를 좇을 필요도 없다.
극장 안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화산 폭발이 임박한 공룡섬의 공룡 구출명령을 받는다. 객석은 헬기 조종석. 공룡과 용암을 피하는 헬기의 급박한 움직임따라 좌석이 요동치고, 바람까지 불어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5분여 남짓이지만 코엑스몰의 손꼽히는 구경거리임에는 틀림없다. 단 요금은 4,500원(어른 기준)으로 비싼 편이다.
● 아무아리움 = 아쿠아리움. 총 수량 2,500톤. 500여종 4만마리의 어종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최고 인기는 상어와 초대형 가오리들. 지름 2㎙가 넘는 가오리의 춤도 멋지지만 식인상어의 차가운 눈초리를 코 앞에서 맞닥뜨릴 수 있다는 스릴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운이 좋아 먹이주는 시간(오후 2시 30분-시)을 맞춰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가오리와 상어 70여마리를 미국 플로리다와 호주, 남아공서 구입해 운반하는 데 약 7억여원이 들었다는게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꾸며졌다는 해파리수조도 환상적이고 아마존 밀림 숲도 이색적인 구경거리다. 아쿠아리움 구경에만 1시간은 족히 걸린다.
● 김치박물관 = 시간여유가 있으면, 특히 외국인과 함께라면 김치박물관을 들러도 좋다. 170여평의 실내공간을 복층구조로 꾸며 아늑한 응접실에 들어선 듯한 느낌. 70여점의 김치모형과 사진, 강원도 피나무독과 회령독 등 지역별 김칫독도 볼 만하고 김장 담그는 인형 등 미니어처 10여점도 정겹다.
입장권에 기념스탬프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나 앞치마를 두른 아낙네의 마네킹과 김치 맞상을 받도록 꾸며놓은 기념촬영장도 아이들과 외국인들의 인기를 끄는 코너. 전라도·경상도 김치 등을 시식할 수도 있고 일부 품목은 현장 판매도 한다. 또
자녀와 함께 말로만 듣던 김치 유산균의 움직임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될 흥밋거리. 이 박물관은 식품업체인 풀무원이 대관해 꾸몄다. 다소 아쉬운 점은 입장료(어른 3,000원·청소년 1,000원)를 내야 한다는 것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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