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추천 여부를 놓고 자민련 내부에서 다소간의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자민련의 창업주인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결단이 주목된다.JP는 총리 인선 문제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하면서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명예총재는 21일 부인 박영옥(朴榮玉)여사 등과 함께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면서 총리 인선에 대해 “얘기할 게 없다”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이날 일부 측근들에게 “총리 문제로 양당 관계를 풀어 자민련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자신이 총리직을 맡을 수 있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희(姜昌熙)총장은 19일 “총리를 추천할 입장에 있지도 않고 추천할 의사도 없다는 게 JP의 뜻”이라고 전했으나 이총재는 20일 “청와대측에서 후임 총리를 추천해달라는 공식 제의가 오면 검토하겠다”며 자민련 몫의 총리 추천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JP의 뜻은 안개 속에 가려져있으나 김명예총재와 이총재 사이에 다소간의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두 사람은 20일 오전 김명예총재의 신당동 자택에서 단독면담을 갖고 총리직 추천문제 등에 대한 조율을 시도했다.
김명예총재는 21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사진기자들에게 “취재 대상도 아닌 사람을 따라 다니고 명예자 붙은 사람 사진찍으면 뭘해“라고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늘 표정이 밝아보인다’는 기자들의 말에 “별소릴해도 대답은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김명예총재는 제주 롯데호텔에서 4일간 머물 계획이어서 그의 정국 구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한광옥(韓光玉)청와대비서실장이 김명예총재를 방문해 총리인선문제를 상의한데 대해 JP의 핵심측근은 “면담 내용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JP는 ‘총리 인선에 대해 되느니 안되느니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JP는 따라서 ‘이한동 총리’카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이 총리를 추천하는 형식에는 부정적이다.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당면 목표로 삼고 있는 JP는 한나라당도 의식, 공조 복원에 쉽사리 응할 수 없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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