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반가정의 씀씀이 수준이 17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과소비’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거품’이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이다.21일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올해 1·4분기중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34만9,000원으로 작년 1·4분기에 비해 5.7% 증가한 반면 소비지출은 166만2,000원으로 12.7%(총가계지출은 191만9,000원 11.2% 증가)나 늘었다.
특히 개인들의 실질적 씀씀이 정도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9.4%를 기록, 82년 4·4분기(81.0%)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상승률등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1·4분기에 비해 아직 91.8%밖에 되지 않고 96년 수준에조차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질소비는 이미 3년전 수준을 넘어선(100.5%) 상태”라고 말했다.
빈부격차가 여전히 벌어져있는 가운데 이같은 무차별 과소비의 확산은 개인들의 위기불감증과 도덕적 해이의 만연을 반영한 것으로 국제수지악화와 인플레기대심리를 야기시키고 구조개혁의 노력을 지연시켜 자칫 경제위기를 자초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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