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마련된 실무절차 합의서가 남북정상회담 기본도면이라면 31일 평양에 갈 남측 선발대의 임무는 기본 도면에 따른 실시 설계도를 작성, 실제 공사를 벌이는 것이다. 선발대의 임무는 그만큼 막중하다.30명으로 짜여질 선발대의 1차 과제는 경호, 의전, 보도, 통신 분야 실무 현안을 매듭짓는 일이다. 하지만 선발대의 가장 큰 업무는 남측이 의도하는 체류일정과 회담형식에 맞춰 현지 사정을 조정,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평양도착후 불편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한마디로 12일 동안 빈틈없는 각본에 따라 정상회담의 리허설을 진행하는 것이다.
선발대는 우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호방식, 범위, 남측 경호원의 휴대무기범위, 생중계 및 TV 위성생중계장비 반입여부 등을 확정하게 된다.
이러한 과제를 원만히 풀기 위해서는 김대통령 체류일정에 관한 남측 시안을 갖고 평양으로 올라가야 한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작될 김대통령의 동선(動線)을 실제로 답사하면서 경호원 배치를 결정하고, 김대통령의 이동시간을 분(分)단위로 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측 선발대를 맞는 북측 실무진도 자신들이 구상하는 김대통령 체류일정 시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회담장소, 숙소, 양측 정상의 회담장 등장 방식 등 세부절차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이 결정된다. 아울러 김일성(金日成)주석 동상 등 이념적 조형물 방문을 체류일정에서 제외시키는 민감한 작업이 병행된다.
특히 선발대는 양측 정상들이 포괄적인 회담 의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임무도 떠맡게 될 것 같다. 양영식(梁榮植)통일부차관은 18일“정상간 의제에 대해서도 선발대가 적절한 수준에서 북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이 막중한 책임을 감안, 차관급을 선발대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양영식 차관 등이 선발대장 후보로 거론된다. 선발대원은 경호, 의전, 보도, 통신분야에 밝은 청와대, 외교부, 통일부 실무자 4-5명씩과 체류기간중 서울-평양 연락업무를 맡을 직원 등으로 구성된다. 선발대원 일부는 임무가 끝나면 서울로 돌아오며, 교체된 실무진은 평양에서 또 다른 준비작업을 진행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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