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요청 거절불구 "할말없다" 여운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19일 박태준 총리 사퇴에 따른 후임 총리 추천 문제에 대해 “나는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단순한 긍정·부정도 아닌 ‘노 코멘트’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함축한 표현이다. 총리 추천은 곧바로 양당 공조 복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JP의 결단이 주목된다.
JP는 18일 강창희 총장으로부터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을 통해 DJP회동을 제의받았다”는 보고를 듣고 “때가 되지 않았다, 당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을 만나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DJP회동을 일단 거절했지만 ‘강한 부정’은 아니었다.
JP는 강총장에게 “내가 오죽 답답하고 분을 삭이지 못했으면 골프를 치러 다니겠느냐, 빨리 정리하고 싶다”며 당무 복귀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또 총리실 강태룡 정무수석으로부터 박총리의 ‘부동산 명의신탁’문제를 보고 받고 “그사람 담백하고 솔직한 사람인데 고통이 많겠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JP는 일단 청와대측의 총리 추천 제의를 거절할 것으로 보인다. 강창희총장은 “공조 파기 선언을 한 상태에서 총리 추천이 말이 되느냐, JP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강경파인 강총장마저 ‘총리 추천 절대 불가’의 분위기는 아니다. 청와대측이 자민련 몫의 총리 지명을 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면 JP가 시간을 끈 뒤에 결국 총리 후보를 추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는 “당장 총리 후보를 추천하는 것은 낯간지러운 일이지만 총리 지명이 16대 국회 원구성과 맞물려 6월초나 중순으로 미뤄진다면 자민련이 후임 총리를 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총리 추천권은 미니 정당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이한동 총재가 총리추천과 관련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대답한 것도 여운이 있는 발언이다.
만일 JP가 ‘DJP합의문’에 따라 후임 총리를 천거하기로 결심한다면 DJP회동이 전격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JP는 이한동총재를 1순위 카드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가 총리로 자리를 바꿀 경우 JP가 총재로 복귀할 개연성이 높다.
자민련 일각에선 한국신당 김용환 중앙집행위의장을 자민련에 재입당시켜 총리로 보내자는 의견과 함께 장관직을 지낸 자민련 중진 의원을 천거하자는 주장도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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