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가 오랜 동면을 깨고 모래판에 부활했다. 김정필(27·현대)의 별명은 ‘슈퍼 두꺼비’. 90년 7월 당시 1억5,000만원의 신인 최고계약금으로 프로에 데뷔하면서 얻었다. 이후 두 차례 천하장사, 5차례 백두장사에 오르며 모래판을 휘저었다. 현재에도 통산 최다승과 최다상금서 각각 5위에 오를 정도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산이 높은 만큼 골도 깊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팀 후배가 된 이태현이 등장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95년 4, 5월 부산과 여수에서 이태현과 백두급결승서 연속 맞붙어 모두 졌고 96년 3월 순천대회 백두장사 타이틀을 끝으로 무관으로 전락했다. 게다가 조흥금고의 해체 등으로 97년 6월부터 1년반 동안 무적선수로 방황하는 수모까지 겪었다.지난해 1월 현대에 입단하면서 각오를 다졌다. 계약금 한푼 못받았지만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라고 마음에 새겼다. 결혼에도 성공, 안정을 찾았다.
19일 하동 실내체육관은 그에게 잊혀지지 않을 무대가 됐다. 백두급 결승서 이태현을 3-1로 제압, 4년1개월만에 장사타이틀을 되찾았다. 1회전서 김경수(LG투자증권) 2회전서 김봉구(신창건설)를 가볍게 2-0으로 눌렀고 4강전서는 ‘골리앗’ 김영현(LG투자증권)에게 2-1로 역전승 하는등 재주를 마음껏 부렸다. 역대전적서 10패(김영현) 4승14패(이태현)로 열세였던 둘에게 보기 좋게 본때를 보였다. 김정필은 “충실한 동계훈련을 통해 자신을 되찾았고 힘을 바탕으로 한 선제공격이 먹혀들었다”며 “백두장사 복귀를 계기로 제2의 전성기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하동=장래준기자 rajun@hk.co.kr
◇백두급 순위
△장사=김정필 △1품=이태현(이상 현대) △2품=김영현(LG투자증권) △3품=황규연 △4품=김봉구(이상 신창건설) △5품=이장원(지한건설) △6품=김동욱(현대) △7품=염원준(LG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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