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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공갈기자 선처를" 아리송 소방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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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공갈기자 선처를" 아리송 소방간부

입력
2000.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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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소방공사를 눈 감아주는 대가로 방염(防焰)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소방전문지 기자에 대해 고위 소방공무원 등이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보내 눈총을 받고 있다.행정자치부 정충일(鄭忠一·57)소방국장과 행자부 산하단체인 한국 소방안전협회 이학기(李學起·60) 회장 등은 이달 초 “‘S시사’의 배모(36)기자는 10여년간 소방활동을 충실히 홍보, 소방 발전에 공이 큰만큼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는 A4용지 1장 분량의 탄원서를 인천지법에 보냈다.

배씨는 1997년 A사 등 소방 방염업체 2곳으로부터 “방염공사에 문제가 많지만 보도하지 않겠다”며 1,100만원을 뜯어내 지난달 24일 인천지검에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돼 공판을 기다리고 있는 피의자.

이에 대해 정충일 소방국장은 “소방 관련 행사에서 배씨와 인사 몇 번 나눈 적은 있지만 그의 혐의사실조차 모른다”며 “배씨 동료들이 찾아와 ‘불구속 수사라도 받게 해달라’며 부탁해 탄원서에 사인해줬을 뿐”이라고 말했고, 이학기 회장도 “소방국장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탄원서 사인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방업계 관계자들은 “평소 소방업체들이 배씨의 비위사실을 고발하고 싶어도 후환을 우려, 쉬쉬했다”며 의구심을 표시했다.

배씨 수사를 맡은 검찰 관계자는 “고위 공무원들이 공갈 피의자의 선처를 부탁한 것은 경위가 어떻든 경솔한 행동”이라며 혀를 찼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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