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에 영원한 우방이 없듯이 스포츠에서도 영원한 동지는 없다.미 프로농구(NBA) 최강 시카고 불스를 9년간 함께 이끈 필 잭슨감독과 그의 애제자 스코티 피펜이 20일부터 서부콘퍼런스 타이틀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잭슨은 특유의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들고나와 시카고를 90년대 최강팀으로 만들어놨고 피펜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호흡을 맞추며 NBA 타이틀을 6번이나 거머쥔 명포워드.
주로 살림꾼 역할을 하느라 조던의 빛에 가렸지만 조던과 피펜, 잭슨은 시카고 영욕의 엄연한 삼총사였고 조던은 그들이 떠나려 할 때마다 ‘은퇴위협’을 하며 함께 했을 정도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올 시즌 피펜은 포틀랜드의 유니폼을 입었고 잭슨은 ‘최강 LA’의 사령탑으로 수제자 피펜과의 일전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한 축이었던 피펜을 상대로 여전히 트라이앵글 전법을 들고서. 미 언론도 승률 1, 2위팀인데다 시즌성적 2승2패로 호각지세인 이 대결을 사실상의 파이널이라고 평가하며 승부의 중심축으로 잭슨과 피펜을 꼽고 있다.
잭슨은 경기를 앞두고 “피펜말고 다른 선수가 팀을 리드한다면 까다롭겠지만 그럴만한 선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해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자 피펜도 “우리는 자신있고 우리만이 LA를 꺾을 자격이 있다”고 응수해 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잭슨과 피펜은 “공과 사는 구별된다”며 이번 대결에 관계없이 서로에 대한 존경은 계속될 것이라고 스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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