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타임스(WT)의 소유주인 통일교 계열 뉴스월드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 15일 UPI통신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워싱턴에 근거한 WT와 워싱턴포스트(WP)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WP는 16일 “도산위험에 처한 회사이자 최소한의 인력만 남은 UPI가 보수적 논조의 WT 사설의 배후자이며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文鮮明)목사에게 넘어갔다”는 노구치 유키 기자의 기사를 게재했다. WP는 이어 17일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좌장이었던 헬렌 토머스(79)가 “새로운 소유주 밑에서 UPI에 머물 생각이 없다”며 사직한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WP는 이 기사에서 토머스 기자의 사임이 통일교계 회사가 UPI를 인수한 데 대한 불만이라고 해석했다.
1982년 창간이래 보수색을 내세워 진보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WP와 사사건건 맞서온 WT는 17일 여론면에 편집국장 명의의 반박기사를 실었다.
WT는 이례적으로 사설보다 상단에 실은 웨슬리 프루던 국장의 ‘WP의 편집국장에게’라는 글에서 “WP의 기사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WT의 사설이나 기사들중 문목사나 통일교의 영향을 받는 것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프루던국장은 “1992년부터 편집국장으로 재직해오면서 우리 신문의 모든 글은 전적으로 내 책임과 권한하에 게재됐으며 소유주들이 계약 사항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나와 논설위원실장인 헬 베링은 우리 신문의 사설과 논조를 놓고 단 한마디의 지침이나 충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프루던 국장은 “문목사나 우리 신문의 어느 누구에게 사전 문의를 하거나 설명을 듣지도 않고 근거없이 비방한 유키 기자의 글은 우리의 정체성에 엄청난 모욕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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