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브뤼셀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음악(판소리)과 영상의 두가지 결합이 색다르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볼수있게 해주어 감사한다. 칸영화제가 이런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그동안 한국영화를 기다려왔다고 생각한다” “영상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춘향뎐’에 대한 외국기자들과 영화관계자들의 칭찬이다. 물론 독일 ZDF방송의 피터 후스 기자처럼 “그림과 소리를 똑같이 할 필요가 있었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처음 본선에서 만난 한국영화 ‘춘향뎐’에 대한 관심과 평가는 크고 좋았다.
17일 공식 시사회에서 각국 영화관계자와 기자들은 처음 뜬끔없는 판소리에 웃다가 점점 소리와 영상으로 전하는 한국 고전의 맛을 느끼는 듯했고, 영화 속의 우리전통놀이(그네타기, 씨름, 농악)와 의상, 러브스토리에 빠져드는 듯했다.
이를 반영하듯 로버트 말렌그로 브뤼셀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1월‘춘향뎐’을 개막작으로 상영하겠다고 밝혔고, 뉴욕 현대미술관의 레디 카디쉬 영화담당 큐레이터도 ‘춘향뎐’초청 상영을 제안했다.
할리우드 리포트 기자는 “골든 글로브상을 타려면 회원이 돼야 한다. 내가 주선해 주겠다”는 말까지 했다. 프랑스 르몽드지를 비롯, 임권택 감독에게는 인터뷰가 줄줄이 잡혀있다.
내년에 ‘춘향뎐’은 할리우드 외신 기자들이 뽑는 골든글로브 후보작이 되는 꿈까지 꾸게 됐다.
17일 칸영화제 본부인 팔레에서 이태원 태흥영화사 사장,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 배우 조승우와 이효정이 참석한 공식기자회견은 전날 시사회의 비해 외국 기자들이 너무 적었다. 오히려 한국기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15명의 외국기자들은 임권택 감독을 잘 알고 있었고, ‘춘향뎐’의 독특한 형식과 구성, 주제들에 관해 질문했다.
대중적인 관심은 본선에 오른 다른 유명감독들의 작품들보다 적었지만 작품성이나 예술성, 독창성에서는 임권택 감독이 쑥쓰러워 할 만큼 칭찬일색이었다.
●임권택감독 인터뷰
-베를린영화제에서 ‘서편제’를 보았다. 7년 만에 다시 판소리를 영화로 만든 이유는.
“영화‘서편제’를 찍으면서 5시간짜리 명창 조상현의 판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는 그 감동과 멋과 흥겨움을 극대화하는 영화를 언젠가는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0년정도 되새김질한 후 하려 했는데 이렇게 그 기회가 빨리 올 줄은 몰랐다.
-판소리를 영화에 끼워 넣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했나.
“판소리는 마당극처럼 관객 앞에서 소리꾼과 고수가 직접 노래와 대사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이를 영화에 도입한 것은 ‘춘향전’이 갖고있는 멜로드라마적 요소를 완충시키고 작품의 격을 높이는 노력이었다”
-의상, 소품은 어떻게 당시 것으로 재현했나.
“내가 만든 영화중 ‘춘향뎐’만큼 주변에서 도움을 받은 영화는 없다. 시대를 재현하는 모든 것을 학계, 민속박물관 등에서 철저한 고증아래 지원해 주었다. 의상은 한복연구가 허영씨의 도움으로 과거 색깔을 찾아냈다. 때문에 ‘춘향뎐’은 200년을 가장 잘 재현해 낸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에는 120여가지의 다른 춘향뎐이 있다. 이 영화 역시 또 하나의, ‘임권택의 춘향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고유의 정서가 제대로 전달됐다고 생각하는지.
“판소리는 한국에서도 그 소리의 맛과 깊이를 알기 힘들다. 나는 이 영화를 만든 이유 중의 하나도 판소리가 가진 맛을 빠르고 쉽게 이해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부패한 관리가 응징받는다. 한국 현대사나 아시아 국가들의 부패에 대한 비판 메시지까지 담아내고 있는지.
“그렇게 봤다면 그런 영화일 것이다”
-이런 뮤지컬영화는 처음이다. 앞으로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작업을 계속할 것인가.
“지구가 거대한 꽃밭이라면, 아직 황폐하다. 그곳에 한국적 개성과 전통적 아름다움의 작은 꽃을 피워 그 꽃밭에 기여하고 싶다”
칸=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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