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선 한나라당 의원·지구당 위원장들의 다소 비밀스런 회동이 있었다. 양정규(梁正圭)부총재가 소집한 회합에는 신경식(辛卿植) 박주천(朴柱千) 조진형(趙鎭衡) 김형오(金炯旿) 김무성(金武星) 이해봉(李海鳳) 이상배(李相培) 김광원(金光元) 권기술(權琪述)의원과 김기배(金杞培)당선자 이재환(李在奐)위원장 등 16~17명이 참석했다.모임에 나간 사람들은 한결같이 양부총재의 “밥이나 한끼 먹자”는 전갈을 받고 회동 장소에 나갔다고 한다.
양부총재는 “당초 부총재 경선에 나가려 했으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만류하는 바람에 못 나가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참석자들도 평소 가깝게 지내는 인사들이었다”고 확대해석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이총재가 중간에 참석했다. 근처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던 이총재가 양부총재의 연락을 받고 잠깐 들르는 형식이었다.
이총재는 “오해받기 싫어서 일찍 가야겠다”며 10분가량 머물다 자리를 떴다. 한 참석자는 “총재경선에 관해선 이렇다할 논의가 없었지만, 참석자들의 면면이 지역적으로 안배된 데다, ‘오해받기 싫다’는 이총재의 말 자체가 지니는 역설적 함의(含意)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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