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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정책전환 처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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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정책전환 처방없다

입력
2000.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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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6일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최근의 경상수지 악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경제현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그러나 진짜 우려감의 표시인지, 아니면 수사(修辭)인지는 다소 모호해 보인다. 우선 ‘우려’의 강도 자체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 에너지절약 시책, 플랜트수출 증대등 열거된 대책 자체가 ‘우려’에 별로 걸맞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눈길을 끈 대목은 ‘거시경제적 대응은 시간을 갖고 대처’하기로 한 점. 현재의 저금리정책 기조를 바꿔 금리를 인상하거나, 통화긴축 정책을 펴거나, 성장률을 낮추는 등의 ‘전환적 처방’은 당분간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내달말 마련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120억달러로 고정되어 있는 경상수지 목표를 하향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현 정책기조를 바꿀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의 경제상황을 어둡게 보는 언론보도에 “괜히 불안감만 부추긴다”며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각 부처보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인식이 현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김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경상수지 흑자 120억달러 목표를 밝힐 때는 국제유가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반대로 올라가고 있다”며 강력한 국제수지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헌재(李憲宰) 재경부장관에게 총리등의 배석없이 대통령을 ‘독대(獨對)’하는 자리를 처음 마련해줘 경제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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