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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좌우하는 아역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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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좌우하는 아역배우

입력
2000.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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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 중 하나는 아역배우의 연기력과 캐릭터. MBC ‘국희’, SBS ‘옥이 이모’의 경우 아역들의 자연스럽고 진솔한 연기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SBS ‘모래시계’ 역시 김정현과 홍경인이 박상원과 최민수의 카리스마를 탄탄히 받쳐주었기 때문에 그러한 성공신화가 가능했다.요즘 드라마에서 흔치 않은 인간적 감동을 전해주는 SBS 주말극장 ‘덕이’. 9시 뉴스시간대 편성이라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고두심, 박영규 등 중견 연기자들의 무르익은 연기와 더불어 주인공 귀덕·귀진 역을 맡은 신지수·이정윤양은 이 드라마의 중심축을 틀어쥐고 또다른 성공예감을 낳고 있다.

오빠를 위해 자청해서 요릿집 식모로 팔려간 덕이, 신지수가 그려내는 그 자기희생적이고 맑은 심성은 그시대를 살아온 중·장년 시청자들의 가슴 한구석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또 군수집 입양을 통해 신분상승을 꾀할 정도로 영악하고 깜찍한 귀진이의 캐릭터 역시 이정윤의 연기에 생생하게 녹아 있다. 두 어린이는 일찍이 ‘형제의 강’에서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아역을 발탁하여 빛나는 시대극을 만들어낸 장형일 PD의 작품. 지명도와 연기력이 검증된 성인 연기자의 캐스팅과는 달리 아역을 선발하여 다듬는 것은 마치 모래 속에서 진주를 찾는 작업에 비견될 정도로 어렵다.

‘덕이’는 전체 50부작으로 아역이 출연하는 부분은 절반인 25부까지다. 과거 성공한 시대극의 공통점은 아역에서 성인 부분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환과 아역의 후광을 이어가는 성인 탤런트들의 연기력. 작년 ‘은실이’의 경우 어설픈 전환 대신 ‘자라지 않는 은실이’를 택했다. 아역 박지미의 표정과 동작까지 닮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국희’의 김혜수는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25부 이후 귀덕의 김현주, 귀진의 강성연의 연기력이 이 드라마의 관건이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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