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與서 협의 없었다" 불쾌함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5일 여야 3당 인사의 남북 정상회담 대표단 참여 문제와 관련, ‘일단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미리 준비한 모두 발언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로부터 어떤 사전 협의나 요청도 없었다”면서 “북측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측 대표단 구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정상회담 실무접촉 과정에서 우리측이 북측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느낌”이라며 “의제표현 방식이나 회담주체 표현방식 등에서 왜 당당히 우리측 주장을 하지 못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총재는 또 “정상회담의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첫 합의서에 있는 ‘양김의 역사적 상봉’이란 대목을 놓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단순 상봉만 하고 회담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아직 여권으로부터 공식 요청이 없는 만큼 우리가 대표를 보낸다, 안보낸다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여지를 남겼으나 맹형규(孟亨奎) 총재비서실장은 “이총재가 참여 자체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총재실의 한 관계자는 “여권이 말로는 초당적 협력 운운하면서 행동은 일방통행으로 내닫고 있다”면서 “의논조차 안된 남의 당 회담 대표 이름까지 마음대로 거론하는 법이 어디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야당 대표를 들러리나 구색 갖추기로 참여시켜 놓고 회담결과에 대한 책임을 분담시키겠다는 속셈 아니겠느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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