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유출피해 은행도 일부책임"

전자금융서비스 신청시 은행측 부주의로 비밀번호가 유출됐다면 고객에게 피해의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지법 민사항소9부(재판장 윤영선·尹榮宣부장판사)는 14일 비밀번호가 유출되는 바람에 피해를 봤다며 이모(37·여)씨가 J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피고는 54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현재 은행들이 통상 텔레뱅킹 PC뱅킹 신청접수시 칸막이도 설치하지 않은 채 고객이 비밀번호를 구두로 말하도록 하고있어 타인이 비밀번호를 인식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재판부는 “피고은행 직원이 이씨의 전자금융서비스 이용신청을 접수하면서 비밀번호를 남들이 들을 수 있게 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고객이 이씨의 서류처리를 지켜볼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만큼 피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3월 J은행 모 지점에서 전자금융서비스 이용신청을 한 뒤 같은 날 은행직원을 사칭한 사람에게 전화로 보안카드 코드표 번호를 누설하는 바람에 예금계좌에서 1,800여만원이 빠져나가자 소송을 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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