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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받는'DJ노믹스' 정부대처 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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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받는'DJ노믹스' 정부대처 안일

입력
2000.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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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임기중반기를 맞아 ‘DJ노믹스’(김대통령의 경제정책)가 경상수지악화와 금융·재벌개혁(구조조정)지연 등 두가지 암초에 걸려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세계증시가 ‘번지점프’를 하고 있고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등 국내외경제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데도 정부당국자들은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빠져있다.

정책우선순위를 근본적으로 재조정하지 않는 한 DJ 노믹스의 거시목표인 ‘고성장-저물가(인플레없는 고도성장)’의 실현 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하다.

경제적으로는 경상수지흑자기조 붕괴조짐과 구조조정 지연, 정치적으로는 여소야대와 레임덕의 조기가사화우려에 따른 행정장악력 약화, 사회적으로는 집단이기주의 심화 등으로 ‘제2의 경제위기’가 도래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금년도 실질성장률은 8-9%, 물가상승률 2.5%안팎에 달해 지표상으로 ‘고성장-저물가’목표달성이 확실시되면서 정부내에는 ‘미국식 신경제’(인플레없는 장기호황) 실현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 경제안정의 전제조건인 경상수지 흑자기반이 빠른 속도로 잠식되고 있어, 현재의 고성장-저물가 기조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올해 흑자목표(120억달러)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1-4월 경상수지흑자가 고작 7억7,000만달러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실현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

민간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대외신뢰도는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 지속적으로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는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며 그 기반이 깨지면 고성장, 저물가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구조개혁 지연도 ‘고성장-저물가’체제의 안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무디스는 최근 “추가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제2의 경제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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