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구성, 총재 및 부총재 후보 등록 등 공식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은 경선 열기로 후끈하다.각 후보 진영은 부처님 오신날 휴일인 11일에도 사무실에 나왔다. 이들은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있다. 지지를 호소하는 서한 발송은 기본이고 E-메일도 빼놓지않고 보낸다.
중앙당 사무처 요원이나 지구당 간부 등 대의원들의 주가도 한껏 치솟았다. 후보 캠프로부터 “같이 밥이나 먹자”는 전화가 줄을 잇는다. 중앙위원회 분과위원장만 해도 대접이 확 달라졌다. 평소에는 의원들의 눈길 한번 받지 못했지만 요즈음에는 여기저기서 부르는 통에 일정이 빽빽하다.
경선이 달아오르면서 최근 들어서는 일부 사무처 요원들이 점심 시간을 한참 넘기면서 사무실을 비우는 일도 잦아졌다. 한 중앙당 사무요원의 결혼식에도 경선 주자들이 눈에 띄었다. 몇몇 초선의원들은 각 후보들이 주선한 모임들이 하도 많아 참석 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각 후보 캠프는 “○○후보는 재판에 연루돼 있다”, “△△후보는 자기 출신 지역 의원들에게도 인심을 잃고 있다” 등등의 비방을 은근슬쩍 흘린다. “어느 지역의 의원들은 누구를 밀어주기로 했다”는 묵계설까지 나돈다.
이런 탓에 지난주 당무회의서는 과열 경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희태(朴熺太)의원은 “전화 공세 등 후보들의 선거 운동이 벌써 너무 뜨겁다”며 “이를 내버려 두면 경선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배 의원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 걷잡을 수 없다”며 “깨끗한 경선을 위한 당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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