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복고 국어 담당 형남규(邢南圭) 교사의 아침은 교무실 한켠에 서 수북이 쌓인 신문을 찬찬히 넘겨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포츠신문 연예란까지 꼼꼼히 챙겨보고 메모하는 그의 아침일과는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학생들의 관심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만 그들에게 다가가는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교육계와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국어교사’로 통하는 그의 명성은 미리 준비하고 고민하는 데서 싹튼 것이다.
하지만 형 교사도 과외 해금 이후 터져나온 일련의 사태가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공교육이 여러 면에서 사교육보다 불리합니다. 당장 수준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이 한반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 교사는 아직은 ‘붕괴’니 ‘공동화’니 하는 표현을 쓸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학원 강의는 정보전달일 뿐이지만 공교육은 ‘인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차이에 주목하고 사제간 신뢰를 구축하면 공교육의 위기는 금방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형 교사는 기술적으로는 “교사들을 자극하고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대학 수강신청식의 보충수업 제도 도입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교육부가 상당 부분의 학사행정을 학교 자율에 맡겨두는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주문했다.
명성이 퍼지면서 그동안 그에게도 학원들의 스카우트 제의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전달자가 아닌 교육자가 되고 싶어” 30여년간 꿋꿋하게 학교를 고집해온 형 교사는 “현장의 교사들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열의로 가득차 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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