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혐오감을 주는 인터넷 도메인(웹사이트 주소) 네임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도메인네임 작명을 개인의 자유에 맡기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프랑스는 공공질서의 위반을 부추기거나 성적인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도메인 네임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인터넷 웹사이트를 개설하려면 인터넷 도메인 명명 협회(Afnic)에 신청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가 97년 민간기구인 정보·자동화연구소(Inria)와 합작으로 설립한 Afnic은 까다로운 기준으로 도메인 네임을 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Afnic 규정에 따르면 업체명은 .fr, 협회명은 .asso.fr, 공공기관은 .com.fr을 사용해야 한다. 또 신청된 도메인 네임이 공공 평화를 저해하는 범죄행위를 연상시키거나 테러행위를 암시할 경우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Afnic이 자체 웹사이트에 발표한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을 해치는 용어 목록에는 assassinat(살인) pillage(약탈) bombe(폭탄) guerre(전쟁) mafia(마피아) satan(사탄) ivresse(취기) esclavage(노예상태)등 수백개의 금지용어가 올라 있다. 이 단어들이 포함된 도메인네임은 등록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97년 이전에 만들어진 도메인 네임에 대한 소급 규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미 파리의 한 이벤트 회사가 sabotage(태업).fr이라는 도메인 네임을 사용하고 있고 새디즘의 기원이 되는 사드라는 이름의 sade.fr, 사담 후세인을 연상시키는 sadam.fr과 guerrilla(게릴라).fr등의 주소도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다. 또 sex.fr, sexcenter.com.fr, sexegratuit(공짜 섹스).com.fr등 성(性)을 매개로 한 도메인네임들도 버젓이 사용되고있다.
Afnic의 기 오베르 심사위원장은 “공공질서를 지키기 위한 도메인 네임 규제는 앞으로도 엄격하게 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용자들이 혐오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 웹사이트 주소를 만드는 것이 사이버시대의 에티켓“이라고 말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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