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종교간 화합의 바람이 따뜻하게 불어오고 있다.최근 화합의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천주교 주교회의 최기산 종교간 대화위원장과 정진석 서울대교구장이 잇따라 부처님 오신날 축하메시지를 불교계에 보냈는가 하면, 교황청 종교간 대화평의회 의장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도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축하메시지를 보내 화합의 분위기를 더했다. 김동완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11일 조계사 봉축법요식에 직접 참가해 축하했다. 7일에는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운영하는 평화방송과 인터뷰해 종교간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4일에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대표 163명이 금강산을 순례하며 7,000만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기원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온겨레손잡기운동본부가 마련한 이번 순례는 전례없는 타종교인들간의 동행·합숙이었다. 지난달 원불교의 한울안 운동선포식에는 목사, 비구니, 수녀 등 여성 성직자와 신도들이 모여 종교간 화합을 다짐했고, 14일 원불교 송규 정산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 합창제에는 천주교 합창단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상호방문과 교류는 각 지역별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3월 7대 종단이 참여해 펼친 온겨레손잡기운동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록 전국을 인간띠로 연결한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종교계 지도자들이 손을 잡고 단합 의지를 과시해 일반 신도들에게도 종교화합의 필요성을 일깨웠고 종교계 인사들이 연대조직을 결성하는 성과도 일구었다. 이와 함께 새천년을 맞아 배타성을 극복하고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자는 로마카톨릭 교황청의 분위기가 각 교단으로 확산된 것도 큰 힘이 됐다.
온겨레손잡기 운동본부는 앞으로 6·24 50주년 기념 평화대행진을 게획하고 있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도 9월 12월에 종교청년 평화축제, 종교문화유적지 대화 순례 등을 계획하고 있어 종교 화합바람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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