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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5·18' 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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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5·18' 의 의미

입력
200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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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맞은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20주년이기도 하다. 여야 정권교체, 세계화, IMF 환란 등 굴곡의 지난 20여년. 5·18은 새천년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가?5·18을 앞두고 대형 학술대회가 두 곳에서 열린다. 전남대 5·18연구소가 15-17일 전남대에서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는 5월 정신을 민주주의와 인권이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접목한다. 5월 경험을 바탕으로 새천년 인권운동의 길을 밝히자는 것. 역사문화아카데미가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기념해 16-17일 강원대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는 지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비판적으로 점검한다. 두 학술대회의 지향점은 결국 무한경쟁의 개인주의 극복과 새로운 공동체주의의 가치에 대한 모색이다. 그 가능성이 불꽃처럼 나타난 것이 바로 5월 광주였던 것이다.

전남대 5·18연구소 주최의 국제학술대회 주제는 ‘새로운 천년을 열며_세계의 민주주와 인권’. 3일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를 국내적 맥락, 아시아적 맥락, 세계사적 맥락에서 각각 조망한다. 특히 세계적 석학들이 초청돼 관심을 모은다. 199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동티모르 벨로 주교가 첫 방한해 17일 ‘제3의 천년의 인권운동의 방향’이란 제목으로 폐회연설을 한다. 또 ‘평화’란 주제를 하나의 학문으로 승격시키며 유럽에서 활발한 평화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 인권운동가 요한 갈퉁 유럽평화대학 평화학 교수가 ‘인권의 세계화’에 대해 주제 발표한다. 국내 출간된 ‘신좌파의 상상력’이란 저서로 잘 알려진 조지 카치아피카스 미 웬트워스대학 교수가 ‘광주코뮨: 20년 이후’란 제목으로 5·18의 민중혁명적 함의를 읽어낸다. 그외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권 학자 6명이 내한해 ‘아시아의 민주주와 인권 문제’를 토론한다. 국내에서는 한상진 정신문화원 원장, 문용린 교육부 장관, 송두율 독일 뭔스터대,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등 20여명이 참가한다.

한상진 정신문화연구원 원장은 발표문을 통해 “광주항쟁과 인권 사이의 연결을 탐구해보는 것은 새롭고 도전적이다”며 “항쟁기간 광주시민들의 독특한 자치경험에는 개인적인 차원과 공적 차원의 자기결정권이란 인권의 두가지 차원이 포함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를 이룬 광주의 자치경험은 유교의 인본주의적이고 참여적인 언술적 전통과 맥이 닿아있다고 설명하는 그는 “언술지향적 공동체주의의 관점은 개인중심적 자유주의와 국가 중심적 권위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7일 대회 마지막 날에는 모든 참가자의 합의로 ‘광주선언’을 채택, 전세계인에게 광주의 메시지를 전한다.

강원대에서 역사문화아카데미가 주최하는 학술대회의 주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미국: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국내 30여명의 학자들이 모여 광주 20년과 해방 50년을 맞는 지금,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물결을 비판적으로 따져본다. 역사, 교육, 문화, 사회, 경제, 사상 등 6개 분과로 나눠 모두 24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토론이 이어진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물결의 지배를 넘어 학문운동, 교육운동, 문화운동의 지향점은 결국 창조적 공동체사회, 다원주의적 공존의 사회라고 주장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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