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관계없이 진행하는 옥외종목중 대표적인 게 양궁이다. 경기일정이 잡히면 태풍이 몰아쳐도 연기하는 법이 없다. 과녁이 넘어지지 않을 정도면 악천후에 관계없이 경기를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날씨때문에 희한한 일이 벌이지는 경우가 종종있다.10일 광주 서향순양궁장에서 열린 2000년 시드니올림픽양궁 국가대표선발전에서 0점을 쏘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여자부의 하나영(한국체대)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매치플레이에서 어이없게 0점을 기록한 것.
하나영은 화살을 활의 현에 붙인채 잡아당기는 순간 화살이 손에서 미끄러져 버렸다. 화살은 과녁으로 날아가지 않고 사선앞에 떨어졌다.
0점으로 처리됐다. 3차선발전 원주경기에서도 초속 14m의 강풍으로 국가대표 김조순(홍성군청)이 탈락하는 이변을 낳았었다. 천하의 명궁 김수녕(예천군청)도 이날 오전 최은정(청원군청)과의 경기에서 6발(60점)을 쏴 37점의 저조한 기록을 내 체면을 구겼다.
이처럼 어이없는 실수로 낭패를 본 경우가 적지 않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경욱은 88년 서울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태극마크를 달지못했다.
당시 김경욱은 대표선발전 최종라운드에서 마지막 3발을 10점짜리 과녁에 명중시켰다. 하지만 김경욱은 심판의 확인을 받기전에 화살을 미리 뽑아버리는 바람에 30점이 0점으로 처리되고 말았다.
태극마크를 달기만 하면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었지만 김경욱은 어이없는 실수로 낭패를 본 대표적인 경우다. 또 84 LA올림픽당시 명궁 김진호도 개인전에서 0점을 쏘는 바람에 금메달을 후배 서향순에게 넘겨주기도 했다.
/광주 = 정연석기자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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