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에 핵폭탄을 몰고올 수도 있는 경부고속철 관련 불법로비의혹은 검찰이 사건의 '주역'으로 추정하고 있는 최만석(59)씨가 검거되지 않는한 실체규명이 어려울 전망이다.최씨 주변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최씨는 80년대부터 미국 로스엔젤레스 를 방문하는 상도동계사람들과 안면을 익혔고,90년대초 귀국해 프랑스 알스톱사의 로비를 맡은 뒤에는 이같은 인연을 과장하고 다니며 정치권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나 당시 정치권 인사들 사이에서 그의 실제 비중이나 역할은 거의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알스톱사가 오히려 최씨의 위상을 잘못판단, 거액을 실속없이 날린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씨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국내인사는 전 삼미그룹 부회장 서상록(徐相祿)씨. 서씨는 10일 "93년 삼미그룹의 초청으로 귀국할 당시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영하던 부동산 회사에 최씨(미국명 피터 최)가 영업세일즈 직원으로 3년쯤 일했다"면서 "최근 몇년간은 전혀 소식없었다"고 말했다.
충남 영동 출신으로 지방 D고와 서울의 명문 K대를 5학기만에 중퇴한 뒤 도미한 최씨는 서씨를 통해서 서씨의 40년 지기인 최형우 전 의원과 친분관계를 맺었고 이후 상도동 인사들과도 안면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80년대부터 민주계 인사들이 LA를 방문하면 숙식을 제공하면서 각별한 친분을 쌓아왔다. 최씨도 한때 LA 한인회 부회장과 한미문화복지협회장, LA민족문제 연구소 회장등을 지내는 등 동포사회의 유지로 활동하면서 서씨의 주선으로 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는 것이다.
최씨는 90년대 초반 귀국한 뒤 이같은 인연을 '광고'하고 다니며 정치권을 기웃거렸으나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서씨는 이와 관련,"최형우씨로부터 연락이 와 '최만석이가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있는데 절대 만나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면서 "최형우씨가 황명수가 최만석이 부탁받고 전화 몇 통하다 김영삼 대통령에게 혼쭐이 났다는 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LA교민사회의 한 인사도 "최씨가 한국의 고속철도차량선정작업이 끝난 뒤 '복권이 하나 당첨됐다'는 말로 사업이 성공했음을 표현했었다'며 "최씨가 한때 YS와 큰 관련이 없었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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