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인도어로 ‘마야-샤크티-데비’라고 하는데 ‘생명을 주신 여신이자 형상을 주신 어머니’라는 뜻이라고 한다. 자식을 낳건 낳지 않았건, 결혼을 했건 하지 않았건 간에 모든 여성은 ‘어머니’라는 것이다.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 자식을 낳고 기르는 ‘어머니’의 체험, 가진 것이라고는 설움과 한(恨)밖에 없는 채 오직 자기 속에 있는 ‘어머니’의 힘으로 삶의 온갖 어려움을 헤쳐온 체험, 오늘의 자기를 있게 한 ‘어머니’ 이야기, 시‘어머니’ 이야기, 어머니의 ‘어머니’인 외할머니 이야기 등, 투고된 수기들의 주제가 대부분 ‘어머니’였던 것은 그러므로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주저없이 최우수작으로 결정한 “가슴으로 치른 산고”의 경우는 몸이 아닌 사랑이라는 위대한 여성성의 실체를 보여준 감동적인 ‘어머니’ 이야기다.
아버지의 가혹한 억압 아래 종이학을 접어가며 상처와 아픔을 누르고 마침내 최고 명문대학교에 입학한 딸이 아버지를 거부하는 갈등 속에서 가족 모두의 아픔을 커다란 날개로 감싸안고 싶어하는 어머니로서의 소망을 담은 “종이학이 되어”를 우수작으로 뽑은 데에는 여러 가지 장점에 우선하여 무엇보다 수기의 주인공이 그 모든 갈등을 넉넉히 극복하는 ‘어머니’의 힘을 또 한 번 우리에게 보여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뽑은 또다른 우수작 “나의 이름은 만학도”는 ‘어머니’의 힘이 자식과 가정과 사회와 세상을 떠받칠 뿐 아니라 어머니 자신을 새롭게 일으키고 발전시키는 에너지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40대에 이르러 학업의 소망을 이루게 된 데에는, 한쪽 팔이 굳어버리도록 억척스레 부업 일을 하며 3남매를 키워낸 ‘어머니’의 전지전능한 힘이 자기 발전을 위한 내면적 독립과 자유를 끄집어내게 한 것이다.
그 밖에도 지면만 허락한다면 함께 싣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이국 땅 미국에서 쉴 새 없이 처절한 불행을 겪으면서도 낙천적인 태도로 삶을 끌어
나가는 이야기, 연변 유학생의 아름다운 사모곡, 거듭 시련을 맞으면서 주름살 하나 없이 지순한 가족 사랑을 펼쳐보이는 이야기, 그리고 팔순의 인생 역정을 꼼꼼히 그려낸 이야기들…. 진정 이 세계가 여성성―그 어머니의 사랑으로 부지되고 있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준 투고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심사위원=윤영수·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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