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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로비/알스톰사 공식 로비스트 강귀희씨 역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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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로비/알스톰사 공식 로비스트 강귀희씨 역할 관심

입력
200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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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제베(TGV)로 결정될 수 있다면 에이전트 비용중 정치자금으로 포함된 400억원을 기꺼이 바칠 결심을 했다.”1993년 고속철 선정과정에서 프랑스 알스톰사의 공식 로비스트로 알려진 인물은 이번에 문제된 호기춘씨나 최만석씨가 아닌 초대 미스코리아 출신 강귀희(姜貴姬·65)씨였다.

강씨는 1998년 9월 출간한 에세이집 ‘로비스트의 신화가 된 여자’(문예당)에서 당시 고속철 선정과정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펼쳐졌던 로비내막을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강씨는 91년 노태우(盧泰愚)대통령 부인 김옥숙(金玉淑)씨와 만난 자리에서 김씨가 “저희는 너무 돈이 없어요.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라고 말해 ‘돈’을 주려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모그룹 회장이 92년 말 “차기 대통령후보로 김영삼(金泳三)씨가 유력한데 나와 잘 아는 사이이니 2억달러의 커미션만 주면 확실하게 테제베로 밀어붙이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김영삼대통령 취임직후인 이듬해 C목사를 통해 정치자금 제공의사를 전달했지만 김대통령은 “내게 줄 돈이 있으면 그만큼 가격을 더 내리라”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당시 프랑스측은 경쟁사인 독일의 이체(ICE)사와의 막바지 승부를 위해 93년 9월 미테랑 대통령의 방한을 결정하는 등 국가차원의 로비를 펼쳤다.

또 이체사와 기반시설 공사계약을 맺은 미국의 벡텔사도 노대통령의 방미를 도와준 슐츠 전 미국무장관을 회장으로 영입, 로비를 벌였다.

일본의 신칸센(新幹線)은 정치권의 ‘지일파(知日派)’인사들을 앞세워 간접로비를 벌였다고 강씨는 밝혔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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