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시내 대형 영화관 체인의 파격적인 입장료 인하가 프랑스 영화관계자와 영화팬들 사이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의 유력 영화배급회사인 UGC는 지난 달 ‘가격파괴’를 선언했다. 한 달에 98프랑 (1만 4,700원)만 내면 UGC 운영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모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프리패스권을 발행한 것이다.파리 시내 개봉영화 한 편의 입장료가 40-50프랑 (6,000-7,500원)인데 비하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셈이다. 객석수를 늘리면서 공간확보에 치중하던 대형 영화배급사들의 고객확보전이 가격인하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UGC, 고몽 등 대형 영화배급업체가 운영하는 프랑스의 영화관들은 쾌적한 시설을 갖춘 복합영화관이 대부분이다. 이들 영화관은 그동안 조조할인, 주중할인, 5개 묶음 할인 등 다양한 입장료 할인제도를 통해 관객을 확보해 왔다. 지난 달 영화주간에는 오후 6시에 영화관을 찾는 관객에게 입장료를 18프랑으로 할인해주는 ‘18시-18프랑’전략으로 관객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가격파괴 전략은 주효해 7일까지 파리 시내 5개 UGC 전용관에서 팔린 프리패스권은 2만장을 넘어섰다.
그러자 영세 규모의 영화관 운영자는 물론 영화제작자까지 가격인하를 비난하고 나섰다. 대형 영화관이 입장료 할인을 무기로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이들은 “특정 영화관으로 관객이 몰리면 예술영화 및 실험성 강한 독립영화 전문상영관이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했다. 문화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여 UGC측에 프리패스권 발행 중지를 요청했고 UGC도 9일부터 프리패스권 발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