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은 나는데 왜 주가는 오르지 않을까’최근 1·4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느끼는 공통된 고민이다.
코스닥의 인터넷 대장주로 알려진 다음과 새롬기술은 아예 주식시장에서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게 현실. 인터넷 인구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닷컴(.com)열풍’을 몰고왔던 미국내 인터넷업체들도 마찬가지 고민이다.
광고외 수익으로 직결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시장에 각인시키기 전에는 인터넷주의 회생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넷주 실적도 안먹힌다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를 자랑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올 1·4분기 매출은 40억원.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670%나 성장했으며 대규모 유가증권 처분이익으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전체의 150%(140억원)를 달성했다.
그러나 한때 40만원을 육박하던 주가는 1월초를 피크로 4개월만에 5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졌고 100%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을 감안하더라도 절반이상 꺾였다.
새롬기술도 1·4분기동안 매출이 4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실적의 50%를 달성했지만 한번 꺾인 주가는 움직일 기미가 없다. 3만원대의 현주가는 2월말 권리락 이후부터 계산해도 4분의1 토막에 불과하다.
이같은 사정은 닷컴열풍의 진원지인 미국도 다를 바 없다.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으로 알려진 야후의 1·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0센트로 지난해 동기대비 2배나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초 240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120달러로 반토막이 나있다.
세계최대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AOL의 EPS도 11센트로 지난해 비해 두배나 뛰었지만 주가는 지난해 12월 최고 95달러에서 55달러로 주저앉았다.
인터넷주의 거품빼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게 중론. 신영증권 양신호 연구원은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익의 증가속도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현재 인터넷주의 주가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듯 보이지만 이는 박스권의 시장사정에 영향받은 것”이라며 바닥은 확신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수익모델 선점이 관건
메리츠증권 허도행 과장은 “회원수 확보와 광고증가라는 수익모델은 이미 시장에서 거품으로 검증됐다”며 “무선인터넷 서비스 등의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허과장은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만 놓고 볼때도 순수인터넷업체보다 대기업 계열사나 기간망사업자가 이미 선점에 나섰다”며 “획기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관련업체를 인수하는 방안 등의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고수익의 한계에 대해서는 인터넷기업 스스로가 더욱 절실하다. 다음이 통합메시징서비스(UMS)솔루션 업체인 유인커뮤니케이션을 인수, 본격적인 수익사업에 나서는가 하면 이탈리아 및 아시아권의 5개사에 메일호스팅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롬기술도 UMS로 서비스영역을 확장하면서 수익발굴에 힘쓰고 있다. 신영증권 양연구원은 “미국내에서도 인터넷주의 제자리찾기는 아직 진행중”이라며 “생존을 위한 인수합병의 가속화 등 인터넷주 회생에는 갖가지 변수가 놓여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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