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자총회가 열린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자연맹은 국제기자연맹(IFJ)의 제24차 정기총회가 2001년 6월10일에서 16일까지 7일간 서울 올림픽파크 호텔에서 열린다고 8일 밝혔다.또 총회에는 비회원국인 북한과 중국, 베트남 대표단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할 예정이어서 최초의 남북 기자교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자협회측은 덧붙였다. IFJ총회는 97개국, 134개 단체의 3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언론인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의 슬로건은 ‘새로운 도전, 전통적 가치(New Challenge, Old Value)’. 인터넷의 확산 등 급변하는 언론환경속에서 기존 언론과 기자의 변화·발전방향을 모색하자는 것이 이번 총회의 주안점이다.
이와함께 국가별 언론현황 보고와 함께 인권 미디어의 역할, 저널리즘과 여성 이미지, 세계 어린이의 인권 미디어, 그리고 남북문제 등을 주제로 심포지엄도 개최된다. 지난달에는 사전 실무준비를 위해 아일랜드 출신인 에이던 화이트 IFJ사무총장이 방한해 기협 관계자 등과 협의를 마쳤다.
북한기자 초청문제와 관련, 기협은 통일부와 외교통상부의 지원아래 중국과 베트남 기자협회의 협조를 얻어 북한의 조선기자동맹의 참석을 권유할 방침이다. 기협측은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기자교류의 건이 어떻게 처리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IFJ는 97개국 45만여명의 기자가 가입된 세계 최대의 기자단체이다. 또다른 조직으로 북한을 비롯한 구 공산권 국가들이 주로 가입돼 있는 국제기자협회(IOJ)가 있지만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IFJ의 총회는 흔히 ‘기자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선 기협과 언노련이 정회원으로, 관훈클럽이 준회원으로 각각 가입돼 있다.
김영모(金永模)기협회장은 “한국언론의 위상은 언론자유 등에서 미국과 유럽에 뒤쳐진 중상급 정도의 수준”이라며 “과시성·낭비성 행사유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번 총회는 한국의 자유언론 의지와 역량을 대내외에 확인시켜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美 언론인, 40%가 고의적으로 기사회피
미국 언론인의 약 40%가 소속 언론사의 이익을 위해 보도가치가 있는 기사를 고의적으로 회피하거나 기사의 강도를 낮춘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JCR)를 비롯한 언론관련 조사기관이 2월8일부터 3월21일까지 미국 전역의 현역기자 206명과 언론사 경영진 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이상이 때때로 보도가치는 있으나 소속 언론사와 사주의 경제적 이익을 해치는 기사를 회피하거나 그 내용을 축소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기사를 회피 또는 축소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대부분 “제대로 기사화할 경우 사내 간부들로 부터 싫은 소리를 듣는 등 골치아픈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므로”라고 설명했고, 일부는 “인사나 처우상의 불이익이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보도가치는 있지만 지루하고 복잡한 기사를 내보낼 경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리처드 오펠 신문편집인협회 회장은 “최근 언론사간 경쟁 격화와 합병의 증가로 언론독립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일고 있다”며 “이번 조사결과는 이런 걱정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지적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