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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 경선주자 왜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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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 경선주자 왜 만나나

입력
2000.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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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민심 투어’가 끝난 지난 3일 이후 모처럼 한가한 한때를 보냈다. 어린이날인 5일부터 일요일이었던 7일까지 눈에 띄는 공식 일정이 없었다. 전당 대회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을 사지 않기 위해 이총재가 ‘보폭 조절’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돌았다.그러나 이는 외부에 공개된 일정이었을 뿐 실제 이총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쁜 휴일을 보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총재는 7일 종묘대제가 끝난 뒤 시내 모처에서 당내 인사들을 순차적으로 두루 만났다.

양정규(梁正圭)부총재 등 주로 총재 및 부총재 경선을 선언했거나 뜻을 두고 있는 인사들이 면담 대상이었다. 이총재는 4일에도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몇몇 인사들을 당 총재실 등에서 만났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개별적인 만남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의 이런 행보가 총재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이총재로서는 득표율이 문제일 뿐 사실상 총재 경선에서의 승리는 굳어진 상태이기 때문. 이보다는 전당대회를 전후한 당의 단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선을 하게 되면 어차피 당의 분란상이 일시적으로 드러날 것이고 이총재에게는 이를 제대로 봉합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실제 이총재는 면담 인사들에게 “열심히 하되 페어플레이를 하고, 결과에는 모두 깨끗이 승복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재실의 한 측근은 “경선 과정에서는 이총재의 당 운영을 비판하는 등 선명성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당의 분열을 최소화하고 경선 이후 당의 단합을 더 공고하게 하는 사전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총재가 경선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과 이후를 염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총재가 측근들을 대상으로 ‘교통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헌·당규 개정소위원회가 투표 방식을 2인 연기명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이총재로서는 대의원 표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측근들을 고루 당선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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