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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속깊은 얘기 오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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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속깊은 얘기 오갈듯

입력
2000.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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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은 8일 최근 들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다. 9일 저녁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회동 때문이었다.채 가시지 않은 방미 여독에도 불구하고 김전대통령은 재임시절 수첩까지 꺼내 점검하는 등 꼼꼼히 회동에 대비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주된 화제가 될 것이니 만큼 관련 자료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던 것.

국내 정치와 관련해 김대통령에게 늘 적대적 위치에 서 있던 김전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접한 뒤 이례적으로 김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보냈다. 그만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

김전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김전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94년 합의의 연장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환영하고 잘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먼저 이끌어냈던 ‘선배’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성의있게 ‘조언’할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김전대통령이 꺼내든 것은 이른바 ‘남북정상회담 비밀노트’. 김전대통령이 94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당시 김일성(金日成) 주석과의 회담에 대비해 작성했던 메모다.

박의원에 따르면 당시 김전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대비해 각계의 북한 전문가 및 실무진들로부터 정상회담과 관련해 여러 가지 얘기를 들었으며 이를 착실히 노트에 메모, 정리했다고 한다.

이 노트에는 특히 북한의 협상 전략, 당시 남북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내용과 제기 이유, 대북협상시 주의할 점 등이 두루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의원은 “김전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논의 외에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회동 분위기가 좋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9일 청와대 만찬 회동이 끝난 뒤 별도의 브리핑을 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김전대통령으로서는 회동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데도 두 사람의 회동 결과가 긍정적인 쪽으로만 비쳐질 경우를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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