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밉상인 골퍼가 있다. 분명 실력이 있고 골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왠지 함께 라운드하기가 껄끄럽고 호감이 안 간다. 동반자들에게 딱히 이렇다 할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가까이 하기가 싫다.이런 동반기피 대상자의 가장 큰 특징은 겸손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드러내 놓고 자기자랑을 하고 으시댄다. 자신의 실력에 교만해지고 거만해진 것이다.
결코 좋은 골프친구가 될 수 없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환영받는 골퍼가 되기는 틀렸다. 혹시 나 자신은 이런 미운 골퍼가 아닌지 뒤돌아볼 일이다.
노자는 특히 자신을 낮추는 일을 삶의 지표로 삼을 것을 강조한다. ‘강과 바다가 온갖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그가 자기를 잘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갖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성인은 백성의 위에 서고자 하면 반드시 말로써 자기를 낮추며 백성의 앞에 서고자 하면 반드시 자기 자신을 백성들보다 뒤에 돌본다.
이 때문에 성인은 백성들 위로 추대되어도 백성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아니하며 백성들 앞에 있어도 백성들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천하 사람들이 즐거이 추대하며 싫어하지 않는다.’
노자는 사람들이 말뿐만 아니라 몸까지도 다른 사람에게 낮출 것을 주장하였다. 임금과 천자는 자기를 孤(고)니 寡(과)니 不穀(불곡)이라고 일컫는데 이는 자기를 말로써 낮추려는 표시라는 것이다.
‘발꿈치를 드는 사람은 오래 서 있지 못하고, 걸음을 크게 내딛는 사람은 오래 걷지 못하고, 자기 눈으로만 보는 사람은 밝지 못하고, 자기만이 옳다고 하는 사람은 빛나지 못하고, 자기를 뽐내는 사람은 공이 없어지고, 스스로 우쭐대고 뻐기는 사람은 어른답지 않으니, 이런 것들은 도에 있어서는 찌꺼기요 군더더기라 한다.’ 노자는 이어 ‘천하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으므로 모든 그릇의 으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젊은 수탉 두 마리가 암탉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었다. 결국 한 놈이 이겨 다른 한 놈을 쫓아버렸다. 그러자 패자는 덤불 속으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승자는 승리에 도취되어 날개를 퍼덕이며 공중으로 날아올라 높은 담벼락 위에서 홰를 치며 요란하게 울어댔다.
그러자 어디선가 독수리 한 마리가 나타나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수탉을 나꿔채 날아가버렸다. 덕분에 그늘에 숨어 있던 패배한 수탉은 느긋하게 암탉을 차지했다.(이솝우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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