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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문화재 반환' 국제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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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문화재 반환' 국제적 쟁점

입력
2000.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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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중 나치와 일제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예술품과 문화재를 약탈했다. 미국과 소련 등은 ‘응징’이란 명목으로 나치와 일본이 약탈한 문화재를 재약탈했다.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가 새천년을 맞아 국제사회에서 논쟁거리로 부상하고 있다.세계 최대의 ‘나치 콜렉션’인 미국 박물관들은 최근 소장중인 약탈 예술품을 공개하고 있다. 보스턴 예술박물관은 나치가 유대인들로부터 약탈한 그림 7점을 공개했다. 로스앤젤레스 미술박물관도 17세기 램브란트 그림의 입수경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앞서 시애틀 미술관은 지난해 6월 마티스의 작품 ‘오달리스크’를 유대인 미술상에게 돌려줬다.

이는 1998년 워싱턴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국제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당시 42개국 정부대표와 13개 민간단체는 유대인에게서 약탈한 예술품의 목록을 공개하고 소유권 반환 요구에 신속히 대응키로 약속했다.

이에따라 프랑스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얀베르메르의 걸작 ‘천문학자’(루브르 소장) 등 자국 미술관이 소장한 미술품 2,058점을 공개했다. 영국도 나치 약탈품을 압수, 국립미술관 등에 보관해온 명화 350점의 목록을 지난 3월 밝혔다. 독일은 지난달 인터넷(www.lostart.de)에 히틀러가 약탈한 예술품 수천점의 내역을 올렸다.

독일과 러시아는 최근 2차대전 중 서로 약탈한 문화재 일부를 맞교환키로 했다. 러시아는 독일 브레멘에서 빼앗은 뒤러 고야 마네 등의 걸작 101점을, 독일은 예카테리나 여제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여름 궁전에서 훔친 의자식 변기 1개와 대리석 모자이크 한 점을 서로 돌려주기로 했다.

그러나 약탈된 유대인 예술품만 22만점 이상이지만 지금껏 공개된 것은 10%도 안된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약탈 리스트를 공개하면서도 반환 여부는 약속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가두마는 지난달 26일 소련군이 나치로부터 약탈한 미술품을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전리 예술품’ 법안을 압도적으로 승인했다. 독일은 물론이고, 독일에 화차 137량 분량의 문화재를 빼앗겼던 프랑스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소련의 약탈 규모는 무려 260만점. 이중 하인리히 슐리이만이 트로이에서 발굴한 ‘프리아모스의 금’(푸슈킨 미술관 소장) 등 문화재급만 20만점 이상이다.

문화재 반환은 국제법의 쟁점이기도 하다. 전세계 미술관과 개인 콜렉션에 흩어져 있는데다, 여러사람의 손을 거친 상태라 소유권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해석이 분분하다. 1907년 헤이그 결정 등은 20세기 전후의 문화재 만을 반환대상으로 규정, 19세기 약탈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중국은 1860년 영불 연합군이 베이징 위안밍위안(圓明園)에서 탈취한 십이지상 등을 최근 크리스티와 소더비 측이 경매에 내놓자 반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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