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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의 힘 드라마 인기 견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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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의 힘 드라마 인기 견인차

입력
2000.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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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SBS 주말극 ‘덕이’시사회장.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집중적으로 인터뷰 공세를 받은 사람은 주인공 김현주와 강성연 등 젊은 연기자가 아니었다.고두심과 박영규 두 사람이었다. 그동안 시사회장에서 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인터뷰는 젊고 예쁜 연기자의 차지였다. 중견들은 기자들의 질문 하나 받지 못하고 쓸쓸히 시사회장을 빠져 나가야 했다.

올초 열린 MBC 주간극 ‘깁스 가족’ 시사회장에서 김애경은 이렇게 하소연했었다. “중견도 살아있다. 드라마는 중견 연기자들이 있기에 완성도가 더해진다.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달라.”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중견이 뜬다. 각종 드라마에서 20-30년의 연기경력을 가진 중견 탤런트들이 주연으로 전진 배치되고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60%대의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 월·화 드라마 ‘허준’에서 주인공 전광렬 못지 않는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임현식. 그의 대사 한 마디, 표정 하나가 웃음을 자아낸다. SBS 일요 아침드라마 ‘좋아 좋아’에서도 그의 코믹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오박사네 사람들’ ‘순풍 산부인과’ 등 시트콤에서 입지를 굳힌 오지명은 인기에 힘입어 7년 만에 정통극의 주연으로 나서 진중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MBC 일일 드라마 ‘당신 때문에’에서 상처한 홀아비로 나와 중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의 시청률 30%대의 높은 인기는 상당 부분 궁예 역을 맡은 김영철의 연기 덕분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김영철은 30대 이상 남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밖에 KBS 일일 아침드라마 ‘민들레’와 SBS ‘덕이’에서 각각 생명력 강한 어머니 역을 해내고 있는 김영애와 고두심, 197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KBS 주말극 ‘꼭지’에서 아버지의 전형을 보여주는 박근형, MBC ‘허준’과 KBS일일 드라마 ‘좋은 걸 어떡해’에서 양극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정수 등이 젊은 스타급 연기자 못지 않는 사랑을 받고 있다.

중견 연기자가 뜨는 이유는 뭘까? 최근 일고 있는 시대극과 사극 붐 때문이다. 사극이나 시대극은 성격이 강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원숙한 연기력을 가진 탤런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연기력보다는 이미지의 덕으로 스타 자리에 오른 젊은 연기자들이 식상한 연기로 일관해 관심이 중견 연기자들로 옮겨가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최근 10-20대 위주의 획일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중장년층을 아우르는 대중문화가 자리잡아가는 것도 중년 연기자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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